국립현대미술관 위법·부당 업무 처리 16건 적발

문체부 "윤범모 관장이 기관장 직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
위법·부당 업무 처리 16건에 대통령실 대여 미술품 관련 사안 빠져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2.10.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국립현대미술관 특정감사에서 16건의 위법·부당 업무 처리를 적발했다며 윤범모 관장이 기관장으로서의 직무를 소홀히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윤 관장은 지난해 2월25일 재임명됐다.

문체부는 위법·부당 업무 처리 16건에 대해 국고환수(시정) 및 경고·주의를 요구하거나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9일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특정감사에서 적발된 위법·부당 업무 16건에는 야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대통령실 대여 미술품 관련 사안이 빠져 있다.

주요 적발 사안을 살펴보면 국립현대미술관(이하 국현)은 지난 2년간 경매를 통한 소장품 구매에서 총 40건을 응찰보고서 제출 없이 진행했다. 국현은 이 중 16건을 최종 낙찰받았다. 문체부는 "가치자문위원회 의견보다 최대 5000만원 상향조정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작품 수집을 최종 결정하는 작품수집심의위원회도 제척·기피 관련 명확한 규정 없이 운영됐다고 파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작품 구입을 제안한 직원이 해당 작품 심의에 참여하거나 ‘작가 1명당 작품 3점 이내 구입’ 기준을 특정인의 요청으로 상향 변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윤범모 관장이 이사장으로 겸직하는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체결한 3000만원 이상 계약 21건 중 20건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조명 구입 및 설치 용역이 대표적 사례다.

문체부는 "전시 조명을 구입․설치하는 용역은 일반경쟁이 가능하고,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위 사례는 '부득이한 경우'로 볼 수 없는데도 문화재단은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판단했다.

재단은 또한 지난해 카페·아트숍·주차장 등의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 약 3200만원을 직원 격려금 명목으로 임의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재단은 미술관 업무 지원을 위해 2013년 설립됐으며 국유재산법 시행령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수입과 지출을 정산해 수입이 지출을 초과하는 경우 그 차액을 국고에 납입해야 한다. 문체부 측은 "국고 환수 등의 조치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감사 결과가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1개월 이내에 문체부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9일 오전 감사통보를 받았다"라며 "통보된 결과에 따라 향후 개선방안 및 조치사항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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