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음원 시대 '바이닐' 탐구…바이닐: 그루브, 레이블, 디자인 [신간]

안그라픽스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비닐'(Vinyl)이라고 쓰고 '바이닐'이라고 읽는 소위 LP 레코드의 음악사를 레코드 판, 레이블, 디자인을 통해 알아보는 '바이닐: 그루브, 레이블, 디자인'이 출간됐다.

책은 검은색 폴리염화비닐 알갱이가 바이닐 비스킷이 되고, 소리가 새겨져 마침내 프레스되는 과정과 LP 중앙을 장식하는 라벨이자 때로는 장르 그 자체를 대변하는 다양한 레이블의 이야기, 시대에 남은 앨범의 커버, 패키지 디자인과 턴테이블, 음악이 끝난 후 재생되는 숨겨진 런아웃 그룹 메시지 등 디지털 음원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살아남아 새로운 호황을 누리는 바이닐을 둘러싼 모든 것을 소개한다.

책은 다양한 컬러 사진과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돼 있어 누구나 바이닐에 대한 정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 책은 '핸드폰만 건드리면 바로 음악이 나오는 시대에 바이닐이 계속 우리의 마음을 끄는 것은 좋게 말해도 다소 시대착오적인 듯하다'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이 축음기를 개발한 후로 공기를 진동시킨 후 사라져버리는 소리를 붙잡아두려는 인간의 노력은 투쟁이자 놀이였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음원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음반시장은 2000년대 이후 LP는 물론이고 CD의 판매량 또한 급격히 줄게 됐다.

그러나 최근 LP를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꾸준히 '몸'(바이닐)을 쓰다듬고 관리하며 들어온 LP 애호가들도 있지만, 디지털 음원이 더 익숙한 세대들도 원래 물성이 없는, 소리 그 자체의 특성과도 닮은 디지털 음원이 아니라 그것을 제약 속에 옮겨 놓은 LP를 찾고, 그래서 레코드숍이 다시 생겨나고, 음악가들 또한 기꺼이 그 제약 속으로 뛰어든다.

책은 저자의 말처럼 음악 감상의 한 가지 방식을 버리고 다른 것을 택하도록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닐의 모든 면을 속속들이 예찬하는 것이 목적이다.

◇ 바이닐: 그루브, 레이블, 디자인 / 마이크 에번스 저 / 안그라픽스 /3만5000원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