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빌딩 숲에 ‘바람길’ 만드니 열섬 해소, 미세먼지 감소
도시 외곽 숲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천안시민, 시원한 여름 기대
충남 천안만큼 급격하게 커지는 도시도 드물다. 급격한 도시개발 속에 도심 곳곳이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빌딩으로 가득 차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지역에서는 여름마다 ‘열섬현상(도심의 온도가 대기오염이나 인공열 등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미세먼지가 정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천안시가 나무를 심어 도심에 바람길을 만듦으로써 열섬현상을 막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천안시는 쌍용대로 등 시내 13개 구간을 대상으로 국비·도비 포함 146억원을 투입해 시행한 ‘도시 바람길 숲 조성사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천안시는 2030년까지 1000만그루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산림청과 함께 추진하는 ‘도시 바람길 숲 조성사업’은 도시 외곽의 산림에서 생성되는 신선하면서 깨끗하고 찬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여 대기를 순환시킴으로써 도심의 뜨거운 공기와 대기 오염물질을 외부로 배출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여름철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도심 외곽에서 생성된 신선한 공기를 ‘연결숲’으로 유입 시켜 ‘확산숲’으로 퍼지게 해
천안시 관계자는 “도시 외곽에 있는 산림(생성숲)에서 생성된 찬 공기를 바람의 통로인 ‘연결숲’을 따라 도시 내부로 유입시킨 뒤 도심 내 넓은 녹지공간인 ‘확산숲’을 통해 퍼지게 하는 것이 도시 바람길 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천안시는 시내 곳곳을 대상으로 풍속, 풍향, 지형 등을 정밀 모니터링하는 방법으로 주된 바람(주풍)의 방향과 찬바람의 흐름을 분석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도시 바람길 숲 조성 대상지로 쌍용대로·삼성대로·천안IC앞 등 13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지역(5만8364㎡)에는 소나무·느티나무·사철나무 등 나무 54만7804그루와 맥문동 등 지피식물(지표를 낮게 덮는 식물) 69만1646포기를 심었다.
천안시 관계자는 “찬바람을 도심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연결숲을 삼성대로, 번영로, 쌍용대로, 백석로, 동서대로, 불당대로, 충무로에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도심 온도 0.8도 낮아지고, 미세먼지도 줄어들어
천안시가 조성한 바람길은 올여름부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안시가 삼성대로 주변 바람길을 대상으로 효과를 예측한 결과, 가장 더운 시기의 도로 온도가 0.8도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로 생긴 확산숲 등의 영향으로 찬 공기가 도심에 체류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바람길 숲 주변 약 250~500m까지 온도와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까지 1000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천안시는 앞으로 청당동·불당2동 등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저감숲’ 등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도시 바람길 숲이 조성됨에 따라 대기오염과 열섬현상이 완화되면서 천안시가 친환경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숲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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