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25만년의 평균 ‘세대 간격’은 26.9년

곽노필 2023. 1. 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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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체가 자라서 자식 개체를 번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물학에서 세대시간(generation times) 또는 세대간격(generation interval)이라고 부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족 보고서(2014)에 따르면 현재 인간의 세대시간은 22~33년 사이에 있다.

25만년간의 평균 세대시간은 26.9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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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 30.7년·모계 23.2년으로 7년 차이
1만세대 거치며 S자 곡선 형태로 변동
마지막 빙하기 시작 직전 29.8년 정점
고대문명 탄생시기에 24.9년 찍고 반등
인류 25만년 역사에서 평균 세대시간은 부계 30.7년, 모계 23.2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한 개체가 자라서 자식 개체를 번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물학에서 세대시간(generation times) 또는 세대간격(generation interval)이라고 부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족 보고서(2014)에 따르면 현재 인간의 세대시간은 22~33년 사이에 있다.

세대시간은 개체의 생물학적 특성과 당대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인류의 세대시간은 선사시대 이후 어떻게 변해왔을까?

미국 인디애나대 연구진이 지난 25만년에 걸친 현생 인류의 세대시간을 추적한 결과 S자 형태의 곡선을 그려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25만년간의 평균 세대시간은 26.9년이었다. 부계가 30.7년, 모계가 23.2년으로 부계의 연령이 모계보다 훨씬 길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생 인류 탄생 이후 조금씩 늘어가던 세대시간은 1000세대 전부터 줄어들다가 최근 들어 다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세대시간은 ‘마지막 최대 빙하기’(Last Glacial Maximum)가 시작되기 직전인 3만8000년(1400세대) 전에 29.8년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감소 국면으로 들어서 6400년 전, 즉 250세대 전에 24.9년으로 저점을 찍었다. 연구진은 “저점에 이른 때는 고대문명이 탄생한 시기와 겹친다”고 밝혔다.

지난 10000세대의 부계(파란색), 모계(빨간색), 평균(회색) 세대시간 추이(위 그래프)와 부계와 모계의 세대시간 격차 추이(아래 그래프). 인디애나대 제공

부계 연령이 세대간격 변동 주도

세대시간의 변동을 주도한 것은 주로 부계 연령이었다. 모계의 세대시간은 큰 변화없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왔다.

연구진은 남성과 여성은 거의 같은 나이에 사춘기에 이르지만 남성의 생식 가능 연령은 여성보다 20년 이상 긴 생물학적 특성, 남성 위주의 사회문화적 요인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그러나 최근엔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모계의 세대시간이 크게 늘어나 부계와 모계의 연령 격차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추정한 가장 최근의 산모 평균 연령은 26.4세였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DNA 돌연변이 모델을 이용해 장구한 세월에 걸친 남성과 여성의 세대시간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갓 태어난 아기의 DNA에는 25~75개의 새로운 돌연변이가 포함돼 있다. 이 돌연변이는 정자 세포나 발생 초기의 수정란에서 생기는 돌연변이로 드노보 돌연변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임신 연령을 알고 있는 1548명의 아이슬란드 부모와 자녀의 DNA 분석을 통해, 아기에게 새롭게 생긴 돌연변이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했다. 예컨대 부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기의 돌연변이 수가 증가한다. 논문 제1저자인 리처드 왕 박사후연구원은 “과거의 돌연변이는 세대를 이어 계속 축적돼 오늘날의 인간에게서도 볼 수 있다”며 이 드노보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25만년에 걸친 부계와 모계 세대시간을 추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아프리카와 다른 지역 세대간격 큰 차이

연구진은 또 미국, 영국, 중국 연구진 공동의 유전체 해독 연구인 ‘1000 게놈 프로젝트’에서 얻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프리카와 동아시아, 유럽, 남아시아 4개 지역의 세대시간에 미묘한 차이가 나는 걸 발견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 1만 세대 동안 동아시아와 유럽, 남아시아 3개 대륙과 아프리카 사이에 세대시간이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세 대륙의 평균 세대시간은 각각 20.1년, 20.6년, 21.0년으로 비슷한 반면 아프리카는 이보다 훨씬 긴 26.9년이었다.

그러나 최근 1000세대 동안엔 유럽과 남아시아의 평균 세대시간은 약간 증가한 반면 아프리카와 동아시아의 세대시간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논문 공저자인 매튜 한 교수(생물학)는 “우리는 현대의 인간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자녀에게 남긴 DNA 돌연변이 유형으로부터 자녀를 갖는 나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며 “이번 연구는 이 모델을 우리의 조상에게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bm7047

Human generation times across the past 250,00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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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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