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젤렌스키 최측근 “우크라전, 늦어도 여름께 끝날 것”

노지원 2023. 1. 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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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EU) 있는 유럽][러, 우크라 침공][이유 있는 유럽]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인터뷰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다닐 필립포(Daniil Filipov) 제공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50)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2월 말 전쟁 시작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국제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인물이다. 그는 2일(현지시각) 키이우에서 이뤄진 <한겨레>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보다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의 강력한 파트너”가 있는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현재 더 유리한 상황에 있다면서 “현재 전황과 전쟁 관련 수치·데이터를 고려할 때 “전쟁은 2023년 상반기 또는 여름께 끝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국토의 장기적인 분단을 의미하는 ‘한반도 모델’이 적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미사일·드론 공격 중단 △특별조사위원회 가동을 통한 전범의 인도 등의 3대 조건을 제시했다.

―러시아군이 올 초 대규모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올해 초 전황은 어찌되나.

“러시아가 약 2∼3차례 대규모 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상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작다.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초반과 달리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우크라이나군의 방공망은 드론 공격에 적응했고 어떻게 대응할지 알고 있다.

러시아군은 오직 민간 시설만 공격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과 달리 군사 목표물을 맞히지 못한다. 탄도 미사일이 부족해서다. 특정 목표물을 맞히려면 70개 이상의 로켓이 필요하고 (이렇게 대규모로 발사해야) 효과가 있다. 러시아군은 현재 수준의 공격을 지속하고,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로켓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두어달 동안 1000㎞에 달하는 전선에서 사실상 거의 움직임이 없다. 교착 상태라고 볼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지난해 9~11월에) 하르키우 지역 상당 부분, 헤르손 지역을 성공적으로 탈환했다. 현재 우리에게는 ‘전선 안정화’가 중요하다. 추가 반격을 위해 더 많은 포탄·로켓을 축적하고 병참 기지, 물류 공급망을 실제 최전방 더 가까이에 둬야 한다. 러시아가 무기 저장소와 공급선을 80㎞ 이상 뒤로 옮겼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는 협력국과 장거리 미사일을 확보하는 안을 두고 협의 중이다.”

2일(현지시각)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이 <한겨레>와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전쟁이 열달 넘게 계속되면서 평화 협상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졌다. 지난해 2월24일 이전으로 상황을 되돌리는 조건을 내걸던 지난해 3~4월의 안(마지막 협상은 지난해 3월29일 이스탄불에서 열렸다)은 더 유효하지 않나.

“더는 유효하지 않다. 이 전쟁은 민간인을 향한 전쟁이고 대량학살이다. 러시아가 우리 땅에서 저지른 모든 범죄로 인해, 이 전쟁을 끝내는 형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가 만약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를 해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항상 이 갈등의 다음 단계를 마주하게 된다. 피란을 떠난 우리 시민들이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투자를 유치할 수 없다. 아무도 파괴된 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으면 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 시민 수천명을 살해하고, 수천개의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한 데 대한 처벌을 받지 않고, 배상금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크림반도까지 되찾는 게 가능한가.

“우리는 러시아가 퍼뜨리던 ‘신화’와는 다른 러시아를 보고 있다. 러시아군의 전술 훈련, 전략적 역량은 매우 약하다. 또 러시아의 사기는 크게 저하됐다. 그와 반대로 우크라이나 사회에서는 ‘우리 영토를 모두 해방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모든 숫자와 데이터를 돌리고, 현재 ‘왕따 국가’가 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능력을 고려해 보자. 그들과 달리 우크라이나에는 미국·영국·유럽연합(EU)·일본 등 많은 강력한 파트너가 있다. 전쟁이 6∼8개월가량 장기화한다고 볼 때 우크라이나의 가용 자원이 훨씬 더 많다.”

―정전 또는 종전의 조건은 무엇인가.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있다. ①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②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중단하며 ③특별조사위원회 가동을 위해 전범들을 넘겨주는 문제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앞의 두 가지 조건이 협상이라는 걸 시작하도록 하는 ‘전제 조건’이다.”

―우크라이나 영토 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배치가 왜 필수적인가. 패트리엇은 언제 들어오나.

“추가적 문제가 없다면, 배치에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패트리엇 배치가 필수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영공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다. 처음 우리 협력국들은 (패트리엇 지원이) 갈등을 고조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하며 상당히 회의적이었지만 철학이 바뀌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주 강조하듯, 우리가 우크라이나 안에서 러시아를 막아내고 패배시키면 이 갈등이 지역적인 것이 되고, 우크라이나 내부에 한정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전쟁을 다른 나라로 확산시키지 못한다.

둘째,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군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 주요 에너지 기반시설을 포함한 민간 시설을 향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영공 차단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반격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그밖에 장갑차·드론·로켓포를 위한 장거리 탄약 그리고 재래식 포탄의 추가적인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협력국과 논의하고 있다. 영공 폐쇄는 실질적으로 거의 마무리됐고 이상적인 방공망을 만드는 데에 근접한 상태다. 반격에 있어서 협력국과의 협의는 현재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에 있으며 우리는 일부 합의를 하기 직전이다.”

―현재 전폭적인 서방의 지원이 어려워지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되는 건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거부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 본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지원을 받는다는 데에 한 치의 의심도 없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방어를 넘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계획도 있나.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러시아 연방의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관련이 없고, 책임도 없다. 러시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쟁의 결과이다. 사보타주(파괴행위)가 늘어나는 것이며, 러시아 정부가 스스로의 권력 계급에 대해 통제력을 잃은 결과다.”

―일부 외신,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한반도 정전 모델을 따를 수도 있다는 전망을 했다. 가능하다고 보나.

“우크라이나에서 그런 모델은 불가능하다. 전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가졌는지 고려한다면, 그런 모델에 동의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전쟁이 언제쯤 끝날까.

“정확한 날짜를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전쟁의 모든 수치와 데이터·상황을 고려한다면 전쟁은 2023년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상반기, 여름이 오기 전이나 여름 중 어떤 시점에 말이다. 우리는 현재 러시아의 자원 등 측면에서 무능력함이 커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키이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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