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드는 업-성적은 다운' 포터, 브라이튼 때보다 더 안 좋아

[포포투=한유철]

첼시의 처음과 브라이튼의 끝. 그레이엄 포터 감독은 후자에서 더 빛을 발했다.

포터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4 대패했다. 이로써 첼시는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맞대결 패배의 설욕을 다짐했다. 이번 시즌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첼시는 중요한 길목에서 '강호' 맨시티를 만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열세이긴 했지만 홈 경기의 이점을 등에 업고 승리를 노렸다. 포터 감독의 전술은 뚜렷했다. 선수비 후역습. 이는 전반전까지 잘 먹혔다. 하지만 후반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변화를 통해 파훼법을 찾았고 첼시를 공략했다. 결국 리야드 마레즈에게 실점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패배의 아픔을 잊기도 전에 첼시는 또 다시 맨시티를 만났다.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지만 선수들은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하지만 복수심만 가지고는 전력의 차이를 넘지 못했다. 전반 초반부터 분위기를 빼앗긴 첼시는 전반 23분 아픔을 줬던 마레즈에게 또 골을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다. 이후 완전히 압도됐다. 훌리안 알바레스, 필 포든의 추가골까지 나오면서 전반전 스코어는 3-0까지 벌어졌다. 후반전 포터 감독은 5명의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교체를 통해 이에 대처했다. 후반 막바지 마레즈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경기는 맨시티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이 패배로 첼시는 또 다시 무승의 늪에 빠지게 됐다. 지난 본머스전 승리를 통해 3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이후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면서 또 분위기는 침체됐다. 괜찮았던 부임 초반과 달리 최근 성적은 처참할 정도다.

포터 감독에게 기대했던 부분과 전혀 다르다. 브라이튼 시절 특유의 지도력을 발휘하며 결과를 냈지만 첼시에 와서는 그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첼시의 초반 18경기와 브라이튼의 후반 18경기 성적을 비교하면 브라이튼에서의 성적이 더 좋을 정도다. 포터 감독은 첼시 부임 이후 18경기에서 8승 4무 6패를 기록했지만 브라이튼을 떠나기 전까지 치른 18경기에선 10승 4무 4패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 4패 중 3패가 맨시티, 토트넘 훗스퍼, 리버풀 등 강호와의 맞대결에서 거둔 것이었다.

물론 변호할 부분은 있다. 아직 팀 내에 포터 감독의 전술이 완벽히 녹아들지 않았다는 점과 최근 스쿼드 내에서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터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한다. 천천히 적응기를 거치고 조금씩 팀을 끌어 올리는 것은 첼시의 철학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팬들은 포터 감독의 지도력에 끝없이 의문을 표하는 중이다. 향후 몇 경기 동안 지금의 경기력이 이어진다면, 이번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첼시는 새로운 얼굴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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