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부 풍자’ 작품, 국회 전시회 앞두고 철거

이호준 2023. 1. 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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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정치 풍자' 작품들이 개막을 앞두고 국회 사무처에 의해 철거됐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오늘(9일) 전시회를 주관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2 로비 사용을 허가했다"며 "수차례 전시 작품들에 대한 자진 철거를 요청했으나 철거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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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정치 풍자’ 작품들이 개막을 앞두고 국회 사무처에 의해 철거됐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오늘(9일) 전시회를 주관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2 로비 사용을 허가했다”며 “수차례 전시 작품들에 대한 자진 철거를 요청했으나 철거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내규에 따르면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 도덕, 사회 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이나 로비 사용을 금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은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무소속 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 주관하는 전시회로, 작가 30여 명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습니다.

전시 작품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을 비판하는 정치 풍자 작품들도 포함됐습니다.

민형배 의원실은 “어제(8일) 오후 전시회 준비를 마친 이후 국회 사무처로부터 ‘여야의 충돌이 우려된다’면서 전시 작품들을 철거해 달라는 요청 공문을 세 차례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의원실은 “전시회 시작이 오후 2시인 만큼 내일 아침에 다시 논의하자고 했지만, 오늘 새벽 기습 철거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시회 주최 측은 오늘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이번 전시회는 정치와 사법, 언론 권력과 현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 풍자 작품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면서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만평과 풍자도 무서워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슬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시 작품 철거는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면서 “국회 사무처는 어떤 이유로, 누구 지시에 의해 작품을 철거했고, 어디로 납치해 갔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의를 짓밟고 창작자를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했습니다.

■ 與 “충격과 경악…국회 내 대선 불복”

이에 대해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정권 풍자라는 명분으로 대통령과 대통령 배우자를 비방하는 전시회를 국회에서 주최하려 했다니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대선 불복, 헌법 정신 파괴를 자행하려는 민주당 세력을 강력 규탄한다”며 “거리를 넘어 국회 안에서도 대선 불복을 하겠다는 민주당의 노골적 선전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민주당 출신의 국회 사무총장이 국회 내규 위반으로 판단해 철거하도록 했겠냐”며 “풍자라는 허울로 예술을 참칭하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 수석대변인은 “화합과 협치로 이끌어야 할 책임 있는 제1 야당이 사회 갈등과 분열을 선동하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일”이라며 “이들이야말로 자유 민주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작가들 “구걸하듯 작품전 열지 않겠다…민형사상 책임 물을 것”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에 참여한 작가들은 오늘 국회 사무처 항의방문 끝에 규탄 성명서를 내고, 전시회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국민이 떠난 국회에서는 더 이상 구걸하듯 작품전을 열지 않겠다”며 “시민 속으로 들어가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에서 우리의 전시회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회 사무처는 작가들의 작품을 훼손하고 작가들의 명예를 먹칠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작품을 원상복귀 시킬 마음이 없다”며 “우리는 국회 사무처의 공식적인 사과문을 요구한다”고 전했습니다.

작가들은 언론을 향해서도 왜곡 보도를 멈추라며 “작가들의 작품이 강제 철거당한 일도 억울한데 (일부 언론이) 이번 전시 작품을 ‘윤석열 누드화’ 소동으로 몰아가는 상황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일부 언론들의 기사에는 ‘왜?’, ‘무슨 이유로’가 빠져 있다. 무슨 이유로 다방면의 예술가들이 ‘굿바이전 인 서울’을 기획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며 “작가들에 대한 취재도, 확인 작업도 없이 특정 정파성을 뒤집어 씌우는 행위부터 중단하기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우리 작품은 10월 9일 새벽 2시에 이미 망가졌다. 작품을 이동당하고 창고에 처박는 순간 이미 작품의 훼손이 시작된 것”이라며 “이 작품 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전대미문의 국회사무처의 폭거이므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우리 손으로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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