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경원 겨냥 "얕은 지식으로 이미지만 내세워 누렸으면 그만해도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을 참관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은 9일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겨냥해 "얕은 지식으로 얄팎한 생각으로 이미지만 내세워 그만큼 누렸으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사실상 불출마를 촉구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용없이 이미지만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친이(친이명박계)에 붙었다가 잔박(잔류한 친박근혜계)에 붙었다가 이제는 또 친윤(친윤석열계)에 붙을려고 하는거를 보니 참 딱하다"며 "자기 역량으로 자기 노력으로 자기 지식으로 국민에 대해 진심(眞心)을 갖고 정치해야 그 정치 생명이 오래 간다는 걸 깨달아야 되는데 여기저기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수양버들로 국민들을 더 현혹할 수 있겠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냥 조용히 침잠(沈潛)의 시간을 가지는게 좋지 않겠나"라며 "연탄 만지는 손으로 아무리 자기 얼굴을 닦아도 검정은 더 묻게 된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보수의 품격 운운하며 터무니 없는 비난을 늘어 놓을때 참 어이가 없었는데 요즘하는거 보니 품격 이라는건 찾아 볼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6일에도 나 부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나 부위원장이 정부 기조와 다른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윤석열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발표했거나, 한 번 튀어보려는 혼자 생각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자리든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충고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이 내세운 대책을 두고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며 설치면 대통령실이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자리든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복지 천국이라는 북유럽은 국민 담세율이 소득의 거의 절반에 가깝게 부과되기 때문에 그 자금으로 국가가 복지정책을 펼치지만, 담세율이 북유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들이 따라가다가 나라가 파탄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지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채무를 무려 1000조원으로 만든 급증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겠다"며 부모의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 정책을 실현하는데 연간 약 12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에서는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 브리핑을 통해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은 본인의 의견"이라며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