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출도 없고, 논란도 없었다···한화 간판들이 마주한 ‘각성의 시간’
어쩌면 더욱더 아팠던 것은 ‘선발 논란’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한화는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표선수를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반응은 차분했다. 한화 선수 누구도 대표선수로 발탁되지 못한 것에 대해 구단 안팎 관계자 대부분이 인정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관련 얘기가 이어지기는 했다. 현재 한화 전력을 직시할 기회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들이었다.
대회 성격은 다르지만, 국내파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한 2021년 8월 도쿄올림픽에는 우완 정통파 투수 김민우가 한화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기에 일부 한화 선수가 선발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도 따랐다. 그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사이드암 투수 강재민과 리그 톱을 다투는 ‘눈 야구’로 주가를 높이던 정은원이 선발 가능한 후보군에 있었기 때문이다. 둘의 탈락을 부당하다고 보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WBC는 해외파도 참가하는 대회다. 이번 대표팀에는 한국계 메이저리거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도 출전한다. 대표팀에 뽑히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선발 결과에 대한 작은 논란조차 일어나지 않은 것은, 한화를 대표하는 이른바 간판선수들이 뼈저리게 느껴야 할 대목이다.
시간을 1~2년 전으로 돌려보더라도, 2023 WBC를 노려볼 만한 선수들이 없지 않았다. 출루율 경쟁을 하는 내야수 정은원뿐 아니라 거포 3루수의 자질로 ‘120%’의 기회를 받고 있는 노시환 등 성장 속도만 이어간다면 리그 최고의 레벨로 올라설 만한 자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한두 시즌 사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정은원은 2021시즌 출루율 0.407 OPS 0.791을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출루율 0.377에 OPS 0.745로 하락했다. 노시환은 2021시즌에 18홈런 OPS 0.852로 뻗어나갈 듯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6홈런에 OPS 0.737로 주저앉았다.
저마다 이유는 다 있다. 부상이 있었고,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변화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에만 유독 변수가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 뿐 아니라 하주석과 최재훈 김태연 등 아프지만 않으면 주전으로 뛸 만한 선수들의 성적이 모두 하락했다. 국내파 선발진 리더인 김민우도 지난해에는 내림세의 시즌을 보냈다.
야구대표팀 차출 조건은 매번 비슷하다. 야수라면 독보적 타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비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한화는 강력한 ‘수비 시프트’로 변화는 가져갔지만, 개인 수비력은 떨어지는 시간을 보냈다. 일례로 리그 최고 2루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정은원은 수비력에서 신인 시절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시환 역시 3루수로는 경쟁력 있는 모습이 아니다. 거포 3루수로 수비력을 갈고 닦은 최정(SSG)을 떠올릴 만한 대목이다.
WBC 대표팀 차출 0명의 아픔이 올시즌 한화에는 ‘약’이 될 수도 있다. 관건은 역시 핵심선수들이 ‘각성의 시간’을 보내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 여부에 있다. 구단 내부에서는 “선수들이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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