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00개 규모 코스 7~8시간 헤매지 않으려면 동선 미리 짜라[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2023. 1. 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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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효과적인 골프대회 관전 요령

공식 홈페이지 통해 정보 입수

대략적인 관전 방법·경로 확인

마지막날은 혼잡하니 서둘러야

우산 · 바람막이 · 물 등 필요해

접이식 캠핑 의자·돗자리 추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가까이 무관중으로 진행되었던 골프대회에 지난해 4월부터 갤러리 입장이 허용되면서 많은 골프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이 늘면서 난생처음 대회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골프경기를 관전하러 온 관중은 ‘갤러리’라고 부른다. 스포츠에서 갤러리란 용어를 쓰는 건 골프와 테니스밖에 없다. 그 기원은 분명치 않지만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고개를 삐죽 내민 채 페어웨이 양쪽 로프를 따라 죽 늘어선 사람들을 보면 왜 이들을 갤러리라고 부르게 되었는지 금방 이해가 된다. 갤러리는 원래 미술관의 전시회장이나 화랑을 말하는데 양쪽 벽을 따라 그림들이 쭉 걸려있는 모습이 이런 골프장 풍경과 흡사하다.

처음 골프대회장을 찾은 초보 갤러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별다른 사전 계획 없이 왔다가 들뜬 마음에 무작정 이 선수, 저 선수를 따라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는 것이다. 평소 라운드할 때는 편안히 전동카트를 타고 자신의 공만 쫓다 보니 골프장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장은 보통 18홀 기준으로 20만∼30만 평 규모로 축구장 100개를 합쳐놓은 엄청난 넓이의 공간이다. 카트길만 따라 걸어도 7∼8㎞는 족히 된다. 광활한 골프장을 무턱대고 걷거나 우왕좌왕 헤매다 보면 원하는 선수의 플레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지치거나 자칫 탈진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골프장은 경사도 많고 길도 꼬불꼬불해 일단 한번 잘못해 엉뚱한 곳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면 원래 장소로 다시 돌아 나오기도 쉽지 않다.

계절과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프로 대회는 2인 1조는 8분 간격, 3인 1조의 경우 11분 간격으로 티오프 타임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하루 경기 소요 시간은 오전 7∼9시쯤에 시작해 일몰 전인 오후 4시 전후에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7시간이 넘게 18홀이나 되는 넓은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알차고 재미있게 경기를 관람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경기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한다. 경기 전날 다음날의 경기시각과 조 편성, 그리고 코스 및 홀 배치도 등을 참고해서 대략적인 관전 방법과 이동 경로 등을 미리 짜놓는 게 좋다.

우승자가 결정되는 대회 마지막 날은 특히 혼잡하므로 미리 서둘러가야 주차에 문제가 없고 여유 있는 경기관람이 가능하다. 보통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경기장을 개방하는데 대회 협찬사나 골프 용품업체의 이벤트 행사가 많아 일찍 가면 골프 모자나 우산은 물론 심지어 골프채까지 공짜로 얻는 횡재(?)를 할 수도 있다.

복장은 걷기 편한 캐주얼 차림에 운동화면 충분하다. 갑작스러운 비나 기온 변화에 대비해 비옷이나 우산, 바람막이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장시간 버틸 마실 물과 바나나나 비스킷 같은 간단한 요깃거리도 필요하다. 장시간 서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캠핑용 접이 의자나 돗자리를 추천한다.

갤러리가 지켜야 할 에티켓도 알고 보면 별로 어렵지 않다. 칸트가 말한 도덕 법칙만 명심하면 끝이다. 그냥 내가 받기 원하는 대로 선수를 대하는 것이다. 선수가 플레이할 때 소리 내거나 움직여선 안 되고 카메라를 찰칵거려서도 안 된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아니라고 실수한 경쟁 선수를 비웃거나 야유해서도 안 된다. 연습 중이거나 경기 중인데 시도 때도 없이 사인지를 들이밀어 집중을 방해하는 것도 안 된다.

이참에 초보 갤러리의 미숙한 실수를 못 참고 손가락 욕설을 날리거나 레이저 눈빛을 마구 쏘아대는 선수에게도 “갤러리는 경기의 일부로, 만약 당신이 갤러리와 함께 플레이할 수 없다면 갤러리 역시 당신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는 골프 레전드 바비 존스(1902∼1971)의 충고를 함께 들려주고 싶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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