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삶’ 담긴 글·사진·소품… 보는 내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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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주제로 한 전시에 관객이 몰린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찾진 않았다.
전시는 180여 점의 글, 사진, 소품 등을 통해 현대사의 격랑을 온몸으로 헤쳐온 우리네 아버지들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다.
전시 주관사인 멜기세덱출판사에 독자들이 투고한 글과 사진도 볼 수 있다.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들이 가족에 대한 마음을 남몰래 적어놓은 공책들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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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까지 ‘…아버지를 읽다’展
아버지를 주제로 한 전시에 관객이 몰린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찾진 않았다. 너무 뻔한 내용일 거라는 생각 탓이었다. 다녀왔다는 사람의 권유를 다시 받고서야 찾았다가 한참 머물렀다. 5개 주제관에 펼쳐진 전시 규모가 크고 내용이 알차서 시간을 들여 볼 수밖에 없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목울대가 뜨거웠다.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展)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소속 서울 관악교회와 대전 서구교회에서 열리고 있다. 교회 공동체가 가족 소통 마당이 되겠다는 취지로 ‘우리 어머니’전에 이어 개최한 전시다. 지난 2019년 서울 관악, 부산 수영구 교회에서 진행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2년 반 중단했다. 작년 9월 관악과 대전 서구에서 재개관했다.
전시는 180여 점의 글, 사진, 소품 등을 통해 현대사의 격랑을 온몸으로 헤쳐온 우리네 아버지들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다. 흑백 TV, 고무신, 사진첩, 구형 카메라 등이 있는 ‘추억의 방’은 애옥살림을 오롯이 재현했다. 나태주, 정호승, 하청호 시인 등의 글은 가장의 무게를 묵묵히 짊어졌던 아버지의 모습을 되새기게 해 준다. 만화가 이현세 씨는 에세이를 통해 자식이 세상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커 가기를 바랐던 아버지를 되돌아본다.
전시 주관사인 멜기세덱출판사에 독자들이 투고한 글과 사진도 볼 수 있다.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을 전하는데, 무뚝뚝함 속에 깊이 품고 있었던 부정(父情)을 뒤늦게 깨달은 자식들의 회한은 공통적이다.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들이 가족에 대한 마음을 남몰래 적어놓은 공책들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아버지가 막내딸과 손주의 아토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타계 직전까지 만들었다는 비누도 볼 수 있다. 중동의 사막에서 일했던 남성이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주워 틈날 때마다 가족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조개 거울도 있다.
전시장 맨 끝에서 ‘성경 속의 부성애’를 주제로 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다윗과 압살롬, 요셉과 야곱 이야기 등이다.
하나님의교회 서승복 목사는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와서 볼 수 있다”며 “평일엔 중년 여성들이 많이 찾는데, 휴일이 되면 남성들과 가족이 함께 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3월까지 예정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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