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로 희비 갈린 송혜교 송중기, 기승전멜로 이젠 없다 [TV와치]
[뉴스엔 이해정 기자]
송중기의 '재벌집 막내아들'과 송혜교의 '더 글로리'가 키스로 울고 웃었다.
'재벌집'은 난데없는 키스로 긴장의 맥을 끊어놨지만 '더 글로리'는 무려 김은숙표 키스를 덜어내면서까지 학폭 가해자 숨통 조이기에 집중했다.
덕분에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며 2위인 '재벌집 막내아들'을 격추, 송혜교의 승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 글로리'는 청소년 시절 지독한 학교 폭력을 당한 한 여자가 자신의 모든 삶을 복수에 거는 이야기로, 극 중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 역을 맡았고 이도현은 그에게 호감을 갖다 복수에 동참하는 선배 주여정 역을 연기한다. 여기에서 '더 글로리'의 첫 번째 블랙아이스가 등장한다.
송혜교와 이도현이 응급실 옆 침대에서 우연히 손이 스치며 첫 만남을 갖고, 바둑 선후배라는 관계가 형성되고, 이후 시간이 흘러 기차에서 또다시 우연히 만난다는 설정.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수많은 로맨스물을 집필한 김은숙의 펜이 '기승전멜로'로 미끄러지기 딱 좋은 블랙아이스들이다. 시청자는 단단한 복수극 얼음덩어리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쓱 미끄러져 남자 주인공의 손이 여자 주인공의 허리에 가 달라붙는, 블랙아이스. 그러나 김은숙의 반전은 이도현을 백마 탄 왕자가 아닌 칼춤 추는 망나니로 그리면서 위기를 모면한 데에 있었다.
실제 김은숙은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비하인드 코멘터리 영상에서 "감독님이 안 말렸으면 4부 엔딩은 키스신이었다. 국룰"이라며 키스신이 없던 게 아니라 '뺀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는 수술하다가도 키스하고 싸우다가 키스하고 이혼하다 키스한다는 '국룰'을, 그 국룰을 만드는 데에 선봉장 역할을 했던 김은숙이 벗어던진 것이다.
국룰대로 송혜교와 이도현이 키스했더라면 송혜교의 복수가 흔들리는 건 물론 '더 글로리' 개연성이 통째로 증발할 뻔했다. 30대 중반이 돼서도 불에 덴 학폭 상처로 괴로워하면서 순간 몸과 정신의 고통을 훨훨 날린 채 입을 맞춘다? 이도현이 성형외과의사가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치유의 기적을 불어넣는 '힐러'쯤 됐으면 가능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처럼 불가능해서 헛웃음이 나오는 키스신을 가능하게 만든 곳도 있었으니 바로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재벌집 막내아들'도 억울한 죽음을 맞은 재벌 총수 일가의 비서가 그 집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복수극이다. '더 글로리'보다 당한 피해도 크고, 복수해야 할 인원도 많고, 복수의 성공 가능성도 희박하다. 그렇다면 복수의 칼날은 '더 글로리'보다 배는 날카로웠어야 한다. '더 글로리' 송혜교가 방에 매트리스 하나를 빼고는 전부 가해자들의 사진으로 채운 것처럼 '재벌집' 송중기(진도준 역) 머리에도 총수 일가의 조직도 외엔 조금의 잡생각도 있어서는 안 됐다.
그러나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송중기의 눈은 첫사랑 신현빈(서민영 역)을 향했다. 심지어 서울지검 반부패수사부 검사 신현빈은 줄곧 정의라는 이름으로 송중기의 복수 프로젝트에 훼방을 놓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사랑은 굳건하다. 복수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송중기지만 신현빈 앞에서는 눈빛이 흔들린다. 신현빈을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본인이 위태로운 상황마저 감수한다. 인생 1회차에서도 사랑은 질리도록 해봤을 40대 주인공이 인생 2회차에서조차 사랑에 발목 잡힌 모습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주조연을 가릴 수 없는 배우들의 피 튀기는 연기력 대결이 펼쳐지는 중에 갑자기 등장하는 키스 타임이 붕 떠 보이는 것도 당연했다. UFC 경기 중에 통기타 치는 반주자와 대학생 커플 송중기, 신현빈이 등장해 꽁냥대는 모습에 관중들은 어리둥절, 시청률은 삐끗했다. 멜로라면 송혜교 못지않게 일가견이 있는 송중기의 키스가 이토록 지탄받은 적이 있었을까. 실제 연인들도 키스할 때면 분위기라는 걸 잡기 마련인데 '재벌집' 거실 한복판에서, 그것도 복수 상대인 어른들이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와중에 입을 맞추니 욕을 먹을 수밖에.
'기승전멜로'는 이제 없다. '한국 시청자'들조차 개연성이 분위기보다 중요하다. 혹하는 클립 영상보다 1시간을 몰입할 수 있는 기승전결이 필요하다. 김정은의 입을 키스로 틀어막은 박신양이 멋져 보이던 때가 벌써 19년 전이다.
(사진=뉴스엔DB,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넷플릭스 '더 글로리')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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