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최예정 '尹 부부' 풍자 전시회 기습 철거...이유는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정치풍자 작품 전시회가 기습 철거됐다. 당초 전시회는 국회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나, 국회 사무처 측에서 입장을 바꿔 강제로 철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오후부터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은 전날 주최 측과 국회 사무처 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철거됐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주관한 굿바이전에는 작가 30명의 정치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전시회는 국회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였지만, 국회 사무처 측에서 공동 주관 의원실들에게 자진 철거를 요구함에 따라 무산됐다.

철거 공문을 받은 한 관계자는 "'일부 작품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취지의 사유일 뿐,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에 대해선 국회 측이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철거가 이뤄지지 않자 국회 측은 자진철거 시한을 바꿔가면서 여러 차례 공문을 보냈다.

전시를 주최한 측에서는 '기습 강제철거'를 주장했다.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한 작가는 SNS에서 "결국 새벽에 기습을 당하고 말았다.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감독님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으로 나가보니 이미 새벽 2시에 사무처에서 작품을 무단으로 철거했으며 작품들은 사무처에서 따로 보관 중이라고 알려왔다"며 "공동 주관한 12명의 의원들과 일체의 합의도 없이 공문을 보냈다는 명분으로 철거 만행을 저질러버린 이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전시를 공동주관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철거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