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부부 풍자작품 문제적? 국회 정치풍자 전시회 철거 논란

박지원 2023. 1. 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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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치풍자 작품 전시회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밤사이 기습 철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9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은 전날 주최 측과 국회 사무처 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철거됐다.

 국회 사무처는 공문에서 철거 요청 사유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시회가 위반했다는 취지로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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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측 허가받은 전시회, 개막 전날 철거 공문
참여작가들 ‘기습 철거’ 주장… 논란 커질듯
국회 사무처 “지나친 부분 있다고 판단”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치풍자 작품 전시회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밤사이 기습 철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9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은 전날 주최 측과 국회 사무처 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철거됐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주관한 굿바이전에는 작가 30여명의 정치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9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에 포함된 정치풍자 작품. 주최측 제공
전시회는 당초 국회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나 전날 국회 사무처 측은 입장을 바꿔 전시를 공동 주관한 의원실들에 자진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국회 사무처는 공문에서 철거 요청 사유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시회가 위반했다는 취지로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항은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회의실 또는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철거가 이뤄지지 않자 국회 측은 수차례 반복해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주최 측이 이미 의원회관 로비에 설치된 작품들은 철거하지 않자 결국 밤사이 철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회 사무처 관리과 관계자는 “원래 전시회를 조건부로 사용 허가하는데 설치된 작품들을 보니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자진철거를 수차례 요청했다”며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아 부득이하게 공문을 보내 사용 중지 안내를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정치풍자 작품이 여럿 포함될 예정이었다. 철거공문이 전달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에는 ‘일부 작품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취지의 사유가 적혀있었고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국회 측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부당함을 토로했다. 

전시를 주최한 측에서는 ‘기습 강제철거’를 주장했다.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한 작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결국 새벽에 기습을 당하고 말았다.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감독님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으로 나가보니 이미 새벽 2시에 사무처에서 작품을 무단으로 철거했으며 작품들은 사무처에서 따로 보관 중이라고 알려왔다”며 “공동주관한 열두명의 의원들과 일체의 합의도 없이 공문을 보냈다는 명분으로 철거 만행을 저질러버린 이 사태”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전시회가 부적절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철거된 전시회와 관련된 입장을 질문받고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것”이라고 답했다.

전시회 참여 작가들은 이날 국회 사무처 항의방문을 예고했다. 전시를 공동주관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철거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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