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지적에도 나경원 "저출산 극복, 돈 없이 안 돼" 반박

이철영 2023. 1.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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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대출 탕감 출산 장려책'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나 부위원장이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하자 대통령실이 부인했고, 이를 다시 나 부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하면서다.

이는 지난 5일 나 부위원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겠다"며 부모의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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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나경원 대출 탕감 발언에 "정부 정책과 무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통령실의 반발에도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를 방문해 아이들을 살펴보는 나 부위원장.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대출 탕감 출산 장려책'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나 부위원장이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하자 대통령실이 부인했고, 이를 다시 나 부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하면서다.

나 부위원장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합니다.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일 나 부위원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겠다"며 부모의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했다. 헝가리는 저리로 신혼부부에게 1000만포린트(약 4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째를 낳으면 대출 이자 면제, 2명 이상 자녀 출산시 대출액 3분의 1 탕감, 3명 이상 출산시 대출액 전체 탕감해주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결혼율이 20%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러자 다음 날인 6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은 본인의 의견"이라며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이 대출금 탕감에 선을 긋자 나 부위원장은 8일 "물론,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확정이 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고 수긍하면서도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추후 검토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출산 해소 대책은 더더욱 길이 복잡하다. 일자리, 주택, 난임, 보육, 교육, 노후보장 등 모든 제도가 얽혀 있고, 결국은 윤 대통령의 3대개혁과제 노동개혁(정년연장, 재고용, 육아기 유연근무), 교육개혁, 연금개혁 역시 그 해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나 부위원장은 "즉, 재정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더욱 치열한 논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 없이 곡해하는 일은 지양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가 정치적 이해관계 프레임을 언급한 것은 당대표 출마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나 부위원장이 밝혔기 때문이다.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어찌 되었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이 주장을 이어가자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로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십조 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적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은 공직자로서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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