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 가격은 저렴하고 성능은 높인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

전기연구원·부산대 공동연구팀

한국전기연구원과 부산대 공동연구팀이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능은 높은 레독스흐름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 참여 연구진. 왼쪽부터 박준우 전기연 책임연구원, 박민준 부산대 교수. /전기연

국내 연구팀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기대받는 레독스흐름전지의 가격을 낮추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레독스흐름전지는 환원, 산화, 흐름의 단어를 합성한 용어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따로 구성하는 리튬이온전지와 다르게 양극과 음극 사이의 활물질에서 일어나는 산화, 환원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리튬이온전지보다 큰 용량으로 만들 수 있고,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화재나 폭발의 위험도 적다. 배터리는 물론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박준우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박민준 부산대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에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레독스흐름전지를 개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레독스흐름전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해액의 핵심 소재인 바나듐이 희귀금속으로 분류돼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가격도 비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전기연과 부산대 공동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망간과 아연으로 레독스흐름전지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나듐 전해액 대신 알칼리성인 아연전해액과 산성인 망간 전해액을 동시에 사용하면 전지의 전압 차이가 커져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연과 망간은 바나듐보다 가격도 50% 수준으로 저렴하다.

아연-망간 레독스 흐름전지의 작동 원리. 유기 전해액 대신 수계 전해액을 사용해 폭발의 위험도 없고, 성능은 높아졌다. /한국전기연구원

다만 이때 양극재로 쓰이는 망간은 전기전도도가 낮아 한번 산화되면 환원되지 않아 전극, 이온 교환막 표면에서 얇은 막으로 쌓이는 증착 현상이 나타난다. 증착은 레독스흐름전지가 고장나거나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된다.

이 문제는 절해질의 전기전도도를 높일 수 있는 촉매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니켈, 마그네슘, 구리, 코발트 등으로 만든 전해질을 사용해서 전기전도도를 높이는 촉매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

성능을 비교한 실험에서 아연-망간 레독스흐름전지의 전압은 2.25V로, 기존 바나듐 기반 레독스흐름전지의 전압인 1.3V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효율도 10% 이상 오르는 등 전반적인 성능 모두 우수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가격이 저렴한 아연, 망간과 금속 이온 촉매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레독스흐름전지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번 성과를 통해 장주기 대용량 레독스흐름전지의 보급이 늘어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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