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명 몰려든 CES 2023 폐막…'초연결·친환경·모빌리티' 비전 봤다

이나리 기자 2023. 1. 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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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역대급 인파...국내 기업도 550개사 최다 참여 기록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라스베이거스(미국)=이나리 기자] "초연결·친환경·모빌리티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IT 가전 전시회 'CES 2023'가 8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 CES는 3년 만에 최대 규모(18만6000㎡)로 173개국에서 3천여개 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하며 역대 최대 참관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시회 보다 40% 이상 커진 규모다. CES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당초 이번 CES 방문객수를 10만명으로 예상했지만, 개막 후 3일간 11만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CES 2023 전시관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탓에 전시 규모가 이전 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반쪽짜리 전시회였다. 반면 올해 전시회는 지난해 불참했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여러 기업이 복귀하면서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회로 꾸며졌다는 평가다.

한국 기업의 참관수도 늘었다. 지난해 500여곳 참가에 이어 올해는 550개사로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미국에 이어 한국 기업은 두번째로 많이 참가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그룹 8사, HD현대그룹(구 현대중공업그룹), 롯데정보통신, 롯데헬스케어, 바디프랜드 등과 약 290여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반면, 과거 CES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기업은 코로나뿐 아니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참여율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저조했다.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 ‘초연결’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 스마트싱스는 현재 300여개 파트너사 약 3천종의 제품을 지원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번 CES에서 화두는 ‘연결’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맞춤형 경험으로 열어가는 초연결 시대’ 비전을 제시하면서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대중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더 쉽고 직관적인 기술 구현으로 일상을 편리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홈 구축을 위한 자사의 새로운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을 이번 전시회에서 첫 공개했다. 무선 충전기에 내장된 형태인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글로벌 IoT 표준 매터(Matter)를 지원해 삼성전자·구글·아마존·애플 등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 홈 관련 기기를 쉽게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삼성은 맞춤 경험을 실현하기 위한 믿을 수 있는 보안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의 새로운 ‘녹스 매트릭스’ 보안 플랫폼은 소비자의 연결된 기기간 에코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선이 없는 '시그니처 올레드 M(97형)' TV를 CES 2023에서 처음으로 전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 또한 더 나은 삶을 위해 진화하는 스마트홈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 3개의 생활가전 전시존을 꾸며 신혼부부, 대가족, 1인 가구 등 가구 구성에 어울리는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IoT 플랫폼 ‘씽큐’로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의 신규 브랜드 ‘UP가전’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주변기기 연결선을 없앤 신개념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처음 공개했다. 이 TV는 본체와 약 10m(화면 정면 기준) 내에서 4K·120Hz 고화질 영상의 무선 전송이 가능한 '제로 커넥트 박스'로 구성된다. 제로 커넥트 박스를 소파 옆에 두고 TV를 설치하면 스크린 주변에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線)이 사라져 깔끔한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LG전자의 부스 입구에는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여서 만든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이 위치한다.(사진=지디넷코리아)

한편,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여서 만든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을 전시관 입구에 전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레드 지평선은 올레드만이 가능한 기술이 집약된 혁신적인 구조물로, 지난 10년간의 초격차 행보와 앞으로 펼쳐질 LG 올레드의 미래가 맞닿아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CES에서 ‘가장 화려한 전시관’으로 꼽히기도 했다.

구글은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의 새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 밖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연결성을 강조해 전시했다. 구글은 스마트홈 연결 기술뿐 아니라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의 새 기능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가족을 지정해 자동차 디지털 키를 공유하는 '키 셰어링'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AI 서비스인 ‘알렉사’를 이용해 스마트 홈을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이를 확장해 자동차 엔터테인먼트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 브랜드들도 연결성을 강화한 다양한 가전제품과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였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친환경’ 기술

SKT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뮬레이터는 가상현실(VR)로 부산역에서 동백섬으로 3분만에 주파하는 체험존을 마련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SK그룹은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를 주제로 통합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을 때 맞닥뜨릴 어두운 미래상과 SK 탄소 감축 기술로 구현한 미래도시를 미디어 아트 기술로 각각 선보였다. 전시에는 SK온의 SF 배터리과 S팩, SK시그넷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SK와 SK이노베이션의 소형모듈원전(SMR), SK하이닉스의 HBM3, K바이오팜의 제로 글래스 등이다.

특히 SKT가 선보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뮬레이터는 가상현실(VR)로 부산역에서 동백섬으로 3분만에 주파하는 체험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파나소닉은 전시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나무’를 통해 차세대 태양광 전지를 선보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파나소닉은 전시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나무’를 통해 차세대 태양광 전지를 선보였다. 나뭇잎 패널이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고 관람객들은 나무 아래 콘센트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체험을 통해 재생 에너지를 강조했다.

가전 업계에서도 친환경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LG전자는 ESG존을 마련해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가전제품과 스티로폼 재활용 공정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 등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또한

파타고니아와의 협업해 개발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전시했다. 이 세탁기는 세탁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을 최대 54%까지(유럽 기준) 줄이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에…테크 기업도 가세

이번 전시회는 모빌리티 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됐다. 기존 자동차 OME사뿐 아니라 전자 및 테크기업까지 모빌리티 기술 공개에 가세했다.

소니는 혼다와 협력해서 만든 전기차 ‘아필라’를 공개했다. 아필라에는 에픽게임즈와의 협력한 인포테인먼트 기술과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기술이 적용됐으며, 2025년에 판매될 예정이다.

소니는 혼다와 합작으로 만든 모빌리티 콘셉트카 '아필라'를 선보였다.(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은 하만과 공동 개발한 ‘레디 케어’와 ‘레디 튠’ 기술을 소개했다. ‘레디 케어’는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하고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작동시키는 안전 운전 지원 솔루션이다. 맞춤형 오디오 솔루션 ‘레디 튠’은 카오디오에 탑재된 사운드 관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사용자 특성과 취향에 따른 이퀄라이저 기능을 지원해 준다.

운전자의 졸음 등을 인지해서 알림을 주고 주행을 돕는 '레디 케어'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모비스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의 자율주행차 '엠비전 TO'과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를 위한 차량 '엠비전 HI'을 공개했다. '엠비전 TO'는 차량의 전·후측면에 위치하는 4개의 기둥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센서와 e-코너 모듈, 혼합현실(MR)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융합한 차량이다. '엠비전 HI'은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할 수 있다.

올해 CES는 다양한 주제로 전시장이 꾸며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전(스마트홈), 자동차(모빌리티) 외에 웹3.0&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 로보틱스&드론 등 주제의 전시회가 이전보다 규모가 커진 점이 눈에 띈다. 또 팬데믹 이후 건강 분야에 관심이 커지면서 디지털헬스, 슬립케어, 푸드케어 등 건강관리 기술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CES 2024은 내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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