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반값 아파트' 건축비, 강남 재건축보다 비싸다..왜?

유엄식 기자 입력 2023. 1. 9. 07:06 수정 2023. 1. 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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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첫 '반값 아파트'(건물만 분양)로 공급하는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 건축비가 최근 분양한 강남권 고가 재건축 단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공공분양 단지와 차별화된 고급설계를 반영했다는게 SH공사의 설명이나, 최근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한 현상도 무관치 않다.

공공분양 반값 아파트임에도 건축비가 높게 책정된 이유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건물을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특화 설계를 반영했고, 고급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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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강일지구3 분양가 3.5억 대부분 건축비…강남권이라 비싸다는 김헌동 사장 설명은 '모순'
김헌동 서울주택공사(SH공사) 사장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내곡지구 사업결과 평가'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2.9.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첫 '반값 아파트'(건물만 분양)로 공급하는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 건축비가 최근 분양한 강남권 고가 재건축 단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공공분양 단지와 차별화된 고급설계를 반영했다는게 SH공사의 설명이나, 최근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한 현상도 무관치 않다.
고덕강일3단지 평당 건축비 1400만원대...반포 래미안원베일리보다 높아
8일 SH공사에 따르면 오는 2월 말부터 500가구 사전분양을 진행하는 고덕강일지구3단지 전용 59㎡의 추정 분양가 3억5535만원은 대부분 건축비다.

이 단지의 수분양자는 건물 소유권만 있고, 땅은 SH공사가 보유한다. 이 때문에 추정 분양가는 대지비를 제외한 건축비만 포함돼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토지임대부 단지여서 분양가는 대부분 건축비"라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고덕강일3단지의 평(3.3㎡)당 건축비는 1420만원에 달한다. 앞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언급한 시행 이익률(약 5%)를 고려해도 3.3㎡당 건축비는 1300만원이 넘는다.

김 사장이 "100년 가는 고급 아파트를 짓겠다"며 제시한 이른바 '서울형 건축비'는 3.3㎡당 900만~1000만원인데 이보다 30% 이상 높은 금액이다.

최근 분양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보다 건축비가 비싸다. 2021년 6월 서초구 반포동에 분양한 '래미안원베일리'는 업계 1위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단지인데 건축비는 3.3㎡당 평균 1100만원대로 책정됐다.

공공분양 반값 아파트임에도 건축비가 높게 책정된 이유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건물을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특화 설계를 반영했고, 고급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김 사장이 최근 건설 시장 흐름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공사 현장에 자잿값, 인건비 인상 압력이 커졌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등 여파로 공사기간도 길어져 건축비가 급등했는데 이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공사 현장. 올해 8월 입주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삼성물산
김헌동 SH사장 건축비 인상 과소평가…매월 40만원대 토지임대료도 부담
김 사장은 지난해 기자와 통화에서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건축비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해도 아파트 1채당 건축비 인상분은 2000만원 이내로 내다봤지만, 현실은 다르다.

실제 건설 현장에선 지난 2년간 아파트 건축비가 거의 2배가 올랐다.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용 59㎡ 기준 2020년 건축비는 2억원 내외였는데, 지난해 말 분양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포레온)은 4억원이 넘는다.

공급 지역인 강동구가 강남4구, 즉 강남권이어서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김 사장의 설명도 모순이다. 지역별로 공급 가격이 다르다는 것은 대지비 격차를 반영했다는 의미여서다.

대지비를 뺀 최초 분양가는 주변 분양 단지보다 낮아도, 매월 SH공사에 납입하는 40만원대 토지임대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공시지가 변화에 따라 입주 시점인 2026년에는 토지임대료가 더 오를 수 있다.

그럼에도 SH공사는 이 단지의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자부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입주 시점인 2026년에는 민간분양 아파트 공급가격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대지 소유권은 없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으로 본다"고 했다.

시장에선 집값 하락 국면에 반값 아파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집은 계획을 세워 지으면 몇 년 걸린다. 다양한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드리겠다는 게 (반값 아파트) 정책의 요체"라며 "가격 하락기라고 공급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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