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과 반비례…감독 선임에도 '대행의 대행' 흥국생명, 아마추어리즘의 민낯[SS현장]

박준범 2023. 1.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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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아마추어적인 행정력은 어디까지일까.

흥국생명은 8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IBK기업은행과 여자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을 갑작스럽게 경질했다.

흥국생명은 다음날인 6일 김기중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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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 김대경 감독대행이 8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KOVO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김기중 감독을 대신해 지휘하고 있다. 화성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화성=박준범기자] 흥국생명의 아마추어적인 행정력은 어디까지일까.

흥국생명은 8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IBK기업은행과 여자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했다. 4연승을 내달린 흥국생명(승점 47)은 선두 현대건설(승점 51)과 격차를 다시 좁혔다. 반면 IBK기업은행(승점 22)은 주전 리베로 신연경의 이탈 속에 3연패에 빠지며 6위에 머물렀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을 갑작스럽게 경질했다. 이영수 수석코치가 5일 열린 GS칼텍스전에서는 대행 자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수석코치 역시 GS칼텍스전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다음날인 6일 김기중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이날 IBK기업은행전이 김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자리에 앉지 못했다. 결국 이날은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섰다. 흥국생명의 ‘아마추어 행정력’이 또 한 번 드러난 셈이다.

김 신임 감독은 선임만 됐을 뿐, 아직 선수단과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김 코치는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감독님과 상견례를 하지 않았다. 아직 뵙지 못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여러 가지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해 당황스럽다. 선수들한테 ‘(팬들이 보고 계시니)경기력이 떨어지면 안된다. 최선을 다해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코치는 컵대회 당시 권순찬 감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지휘봉을 잡은 바 있으나, 그때와는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김 코치는 작전타임 때도 특별한 지시보다 “천천히” “침착하자” 등 기본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1세트에는 교체 사인 타이밍을 놓쳐, 세터 이원정과 리베로 도수빈이 교체를 기다리다 다시 워밍업존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흥국 김연경이 8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KOVO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빠져 동료들과 여유있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화성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권순찬 감독이 물러난 뒤 구단을 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던 김연경은 이날 결장했다. 워밍업존에만 줄곧 머물렀다. 장염 증세로 인해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기에 뛰지는 않았지만, 김연경은 작전타임과 세트가 끝나고 난 뒤 벤치를 방문해 직접 동료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특히 김다솔, 김다은에게는 따로 무언가를 직접 주문도 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11일 선두 현대건설과 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격차를 좁힐 중요한 기회이지만, 팀 분위기 정비가 더 급한 불이다. 김 코치는 “해왔던 일정대로 선수들의 동요하지 않도록 진행할 것이다. (신임감독과) 언제 만나는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라며 “내가 현대건설전을 이끌지는 구단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 쪽도 동요가 있다. 마음속으로 아픔을 간직한 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꺾고 승점 3을 따낸다면, 두 팀의 승점 차이는 1점으로 좁혀든다. 구단주는 선두 싸움에 관심이 없다는 게 변수라면 변수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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