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 이재욱 "정소민→고윤정 교체? 말 되게끔 표현하는 게 내 일" [MD인터뷰](종합)

2023. 1.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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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라이징 스타요? 주어진 상황에 맞게 열심히 하다 보면 더 좋은 수식어가 붙지 않을까 생각해요. 라이징스타가 나왔으니 믿고 보는 배우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욱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케이블채널 tvN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준화 배현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

이재욱은 극 중 대호국 장 씨 집안의 도련님 장욱으로 분했다. 그는 천하제일 살수의 혼이 깃든 무덕이(정소민)를 통해 운명의 길로 들어서지만 죽음 끝에서 얼음돌을 품고 살아 돌아온 괴물 잡는 괴물이다. 그리고 장욱은 낙수의 얼굴을 한 신비로운 여인 진부연(고윤정)과 만나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놓인다.


이날 이재욱은 "1년이 넘는 엄청나게 큰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끝난 지 두 달이 넘어간다. 그래도 말투라든지 어떤 욱이의 스탠스가 남아있다. 다음 작품을 위해 정리를 잘하고 있는 중"이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환혼'은 최고 시청률 8.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함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tvN 타깃인 2049 남녀 시청률 또한 전국 평균 4.3%에 달했다. 이 같은 큰 사랑에 이재욱은 "걱정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못 봤던 작품이었던 것 같았고 새롭게 이재욱으로서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반신반의했지만 굉장히 큰 프로젝트임을 알 수 있었고 좋은 스태프와 어우러져 잘 마무리를 한 작품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해외 인기 역시 뜨겁다. 8일 글로벌 OTT 콘텐츠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환혼: 빚의 그림자'는 전 세계 TV 시리즈 부문 10위에 올랐다. 이재욱은 "몰랐다. 워낙 K-콘텐츠가 많이 활발해졌고 해외 시장도 굉장히 커졌다. '이런 판타지도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얼마 전에 한국관광홍보대사가 돼서 말레이시아에 다녀왔는데 공항에서부터 환대를 해주셨다. '환혼'이 인기가 있었나 보다 조금 실감을 했다"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재욱이 맡은 장욱은 출생의 비밀 등 굉장히 복잡한 전사(前史)를 가졌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드러나진 않는다. 이재욱은 "남자 주인공의 설정 자체가 굉장히 막장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법한 서사의 면모도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아야 하는 존재들이 한 번도 보이지 않은 캐릭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 '내가 왜 존재하지'라는 생각보다 '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 불안하거나 불쌍하지 않게 보였으면 하는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재욱이라는 본캐도 강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나약한 인물이고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하는데 욱이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어렵다', '해야 할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을 잡고서 하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라는 작품을 처음 접하기도 했고. 있는 그대로 이재욱 그대로 다가갔던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새로 다가가기보다는 이 아이가 힘든, 낯선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액션 이야기가 나오자 놀랍게도 이재욱은 "따로 배운 건 없다"며 말했다. 그는 "우리 무술팀이 내 스타일대로 내 입맛대로 바꿔주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연습기간이 굉장히 길었던 사실이다. 미숙한 부분도 잘 그려지지 않은 표현도, 못한 부분도 많다"면서도 "칭찬을 많이 들었다. 대역도 최대한 안 쓰려고 많이 노력했다. 와이어나 어렵게 진행되는 합들은 당연히 많이 도움 주셨지만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다. 대사보다도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4회에 나오는 세자와 함께한 액션신이요. 그 신을 두고 이슈가 많았었어요. 이걸 배우가 직접 하느냐, CG로 해결하느냐.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는데 '그냥 제가 팔 통제 안 되는 연기를 해보겠습니다'하고 찍었던 신이에요. 아직도 의심을 많이 받는 신이긴 해요. '그때 장치 뭐 하고 찍었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칭찬으로 뿌듯하게 받아들입니다."


총 30부작인 '환혼'은 파트 1과 파트 2로 나눠졌다. 2022년 6월 18일부터 8월 28일까지 20부작의 파트 1 '환혼'이 방송됐다. 그리고 2022년 12월 10일부터 2023년 1월 8일까지 10부작의 파트 2 '환혼: 빚과 그림자'가 뒤를 이었다. 30부작이라는 긴 호흡과 약 4개월이라는 공백.

그러나 이재욱은 "이런 작품을 긴 호흡으로 언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별로 고민 없이 했다"며 뜻밖의 답을 내놨다. 그는 "제주도에서 촬영쯤이었다. 그때 감독님이랑 작가님 두 분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고 캐릭터들이 너무 재밌어서 파트를 반 나눠서 조금 더 진행해보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나는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환혼'과 '환혼: 빚과 그림자'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 주어진 시간은 약 1주일 남짓. 그 안에 이재욱은 3년이 지난 장욱의 감정적인 변화를 해석해야 했다. 이에 대해 그는 "3년 후가 지난 장욱이 아닌 새로운 인물로 접근했다. 장욱이 감정상태 기복이 확연하고 의상만 봐도 눈에 띌 정도로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나도 그 당시 굉장히 우울해지고 기복이 심했다"며 털어놨다.

그러면서 "홍작가 님의 작품 자체가 밝고 로맨틱한 부분들이 많다. 내가 생각한 건 굉장히 어두웠지만 현장에서는 그렇게 어둡게 하지 않으려, 그런 장욱을 표현했다. 나 또한 그런 상황이 많다 보니까 이렇게 접근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진 않았다. 상태가 어두운 건 맞지만 되게 우울해지지 않을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환혼'은 파트 1과 파트 2의 여주인공 교체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파트 1에서는 무덕이 정소민이, 파트 2에서는 진부연 고윤정이 함께했다. 여주인공의 교체는 자연히 시청자들의 많은 우려를 불렀다. 그러나 이재욱은 여주인공 교체로 인한 호흡에 대해 "장욱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어차피 몰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주어진 대본 안에서 장욱을 잘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호흡적인 부분으로 신경 쓰이는 건 전혀 없었다"며 말했다.

하지만 무덕이와 진부연의 외형이 다르기 때문일까. 파트 2가 진행될수록 장욱의 로맨스를 두고 자연히 갑론을박이 오갔다. '혼승연애', '어부지리 순정남'이라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한 이재욱의 의견을 묻자 그는 "사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이게 말이 되게끔 욱의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게 내 일인 것 같다. (작가님이) 파트 1과 파트 2의 같은 혼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필연적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장욱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고민하는 게 있었지 어렵지는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초반에 욱이가 보여준 것처럼 바운더리 안에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고, 대호국의 가장 높은 사람에게도 막대하는 인물이 또 한 번의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을 때. 이 사랑이 폭발적일 수 있구나 생각했다. 3년 동안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가 훅 들어온 사람이 침체된 마음을 아수라판으로 흔들어놓을 수 있구나"라며 자신의 해석을 내놨다.

"촬영할 때 우려했던 부분은 없었고요. 욱이가 사랑에 빠졌다는 말에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제 잘못이 맞다고 생각해요. 장욱을 잘 표현 못했다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대본을 처음 받아들였을 때는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모든 시청자분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고 생각해서. 다음부터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연스레 정소민, 고윤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재욱은 "소민 선배는 정말 현장에서 노련하신 분이시다. 작품을 워낙 많이 하셨다 보니까. (내가) 파트 1 하면서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다. 표정이라든지 한 번 한번 힘을 줘야 하는 신이라든지. 정말 잘 표현하신 분이어서 배운 것도 많다"며 "윤정 누나는 굉장히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다. 체력적이나 지쳐있을 때 힘도 많이 받았던 사람이다. 현장에서 이렇게 하면 예쁘고 에너지 넘치고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정소민과 고윤정이라는 두 배우와 함께한, '환혼' 파트 1과 파트 2의 연결고리였던 이재욱. 그는 "부담이 컸다. 이렇게 큰 작품의 주연이라. 내가 작품 경험이 많이 없기도 하고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30부작의 주인공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작가님, 감독님과 굉장히 의지를 많이 하는 성격이다. 감독님이 굉장히 많이 물어봐주셔서 원만하게 한신한신 해결해 냈다"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1년이라는 긴 시간, 30부작이라는 긴 이야기, 파트 1과 파트 2라는 긴 호흡. 이렇게 함께한 장욱에 대해 이재욱은 "굉장히 가진 것 없고 보잘것없는 친구가 소신 하나 내세워서 살아가는 건 굉장히 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몇 해를 지나고 보니 운명적으로 낙수를 만나 성장을 하게 됐다. 작품의 메시지 자체가 필연적인 만남인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해석을 전했다.

"욱이가 필요했던 건 정말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돌봐줄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그런 사람을 만나지 않은 이 친구의 결핍이 결국 딱 한 사람을 통해 풀린 인물이라고 생각하고요. 파트 2로 넘어가면서도 결핍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고 이 사회를 알게 된. 대호국에서 눈을 뜬 아이가 아닐까 생각을 해요."

이재욱은 '환혼'의 결말을 함께한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우려하셨던 것만큼의 거칠고 딥한 결말은 아니라 시청자분들께서 안심을 하고 여운이 좀 남으셨으면 좋겠다"며 "되게 긴 시간이었을 텐데 시청해주시느라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도 이 자리 빌어 드리고 싶다. 우리 욱이를 사랑해주시는 분께 감사하다는 이야기드리고 싶다"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그러면서 "욱이라는 캐릭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하고 싶은 걸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것 같다"며 장욱의 미래를 그렸다.


복잡한 캐릭터인 장욱을 연기하는 데에는 이재욱 스스로가 꼽은 배우로서의 장점이 컸다. 그의 장점은 겁먹지 않으려 하는 것. 그는 기존에 보여준 캐릭터와는 정 반대되거나 다른 상황의 인물을 연기했지만 차별화된 자신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으로 꼽았다. 여러 가지 성격과 모습들이 있지만 거기서 하나를 빼 보여드리는 것 자체를 잘한다고.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낼 수 있었다. 이재욱은 "환경 자체도 굉장히 많이 바뀌는 현장이었다. 눈도 내리고 우천도 있고. 갑작스레 하지 않기로 했던 촬영을 들어갈 때도 있었다"며 "감독님이 '재욱아 어떻게 봤냐' 물어봐주시면 대답을 하고 신을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의견을 잘 수용해주시는 편이라 이번 현장에서는 내가 욱이를 그려낸 걸 많이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들도 나를 신뢰하셨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구상할 때 많은 디렉팅이나 캐릭터적으로 요구하지 않으셨다. '이런 거 어떠세요' 물어보면 흔쾌히 좋다고 해주신 분들이다. 원만하게 생각의 합이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인생캐릭터를 물으시면, 지금은 장욱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워낙 긴 호흡이기도 했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린 캐릭터에요. 다 애정이 있지만 지금은 욱이에요. '환혼'은 신 하나하나를 해결해나가는 통쾌함, 성취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되게 어려운 신에서 '이걸 해결해야지'하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신이 아무도 다치지 않고 잘 끝났을 때의 성취감. 다음에도 그런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이재욱은 장욱에 대한 이야기를 알차게 전했다. 그런 이재욱에게 고민을 물었다. 그는 "작품을 보고서 고민을 많이 한다. 내가 저 캐릭터에 캐스팅 됐다면 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에 지나치지 않고 그런 생각들을 항상 하는 것 같다. 내가 만약 캐스팅 됐다면 잘 구현할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답은 없다. 그런 캐릭터 적인 고민을 매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기로 꽉 찬, 이재욱 다운 답변이었다.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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