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환혼’ 출연 제안 한 번 거절, 짐될까 걱정했다”[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이재욱이 '환혼' PART.1, PART.2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재욱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토일드라마 '환혼: 빛과 그림자'(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준화) 종영인터뷰에서 장욱 역을 자신의 캐릭터로 소화하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환혼: 빛과 그림자'는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 죽음 끝에서 살아 돌아온 장욱(이재욱 분)과 낙수의 얼굴을 한 기억을 잃은 여인(고윤정 분)의 운명적인 조우, 3년이 지난 뒤 새롭게 펼쳐지는 술사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신인배우로서 대작의 주인공 역을 제안 받은 이재욱은 "'환혼'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당황했다. 어려운 설정이었고 상황도 생소하다 보니까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거절을 했다. 너무 어렵기도 했고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자라오면서 봐왔던 감독, 작가님이기도 했고 제가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도 있었다. 장욱이 입체적 캐릭터이다 보니까 문득 겁이 났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저는 도전하는 걸 장점으로 두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그 마음 하나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도 배우 입장에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또 언제 만날지 모르는 드라마다 보니까 잘 마무리를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잘 끝나서 다행인 것 같다"고 출연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CG가 많은 작품이었다. CG가 입혀지기 전 상상으로 극을 채워야 했던 이재욱은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신들이 몇개가 있다. 팔이 통제가 안 된다거나 공중에 있는 물을 쳐내서 공격한다거나 하는 신은 머릿속에서 구상하기가 힘들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검술 액션을 위한 노력도 있었다. 이재욱은 "검술 액션신은 무술팀과 짜여진 합을 열심히 준비해서 했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연습했는데 저는 액션이 많다 보니까 다른 배우들보다 더 많이 연습했던 것 같다. 이번에 검을 쓰는 액션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며 "위험한 순간이 있었는데 원만하게 촬영을 잘 마무리했다. 경미한 수준의 부상은 있었지만 아무도 잘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 됐다. 소질이 있다고 얘기하기에는 좀 그렇고 주어진 합에 있어서는 잘 맞췄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환혼' PART.1에서 죽음에서 부활한 장욱은 PART.2에서 3년 후 흑화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재욱은 "PART.1, 2 장욱의 캐릭터 간극이 컸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다른 인물로 생각하고 구상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아예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장욱이라고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욱의 말투를 다 빼고 평소의 말투도 간결하고 딱딱하게 구사했다. 기존의 능청스러움, 잔망스러움을 덜어내고 말을 끊어서 하는 등 평소 말투부터 조금씩 바꿔나갔다. 어려운 부분은 분명히 있었지만 감독님이 워낙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시는 분이라 믿고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낸 대사로는 '여기선 단 한 놈도 못 나간다'를 꼽으며 "PART.1과는 완전히 뒤바뀐 강함, 최강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그 대사가 가장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어떤 연기가 더 편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성격상 PART.1이 더 편했다. PART.2는 대본을 보면 우울하고 센치해지고 기복이 생기는 부분이 있어서 밝은 걸 훨씬 더 선호하는 편이다. 몰입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대본을 보면 세뇌 아닌 세뇌가 되는 것 같다. 기쁜 일이 있어도 대본을 읽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글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극 판타지 장르의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재욱은 "기존에 봐왔던 사극과 비교해서는 훨씬 쉬웠다. 스토리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오히려 현대스럽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했다. 감독님도 형용화된 사극처럼 보여지는 걸 원치 않아 하셨다"며 "말투는 작가님, 감독님이 만들어줄 수 없는 거라 생각한다. 말투적인 부분도 중요한 소스가 되고 캐릭터가 되는 것 같아서 감독님께 다 말씀드리는 편인데 감독님이 수용을 잘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욱의 말투를 마음에 들어하셨고 계속해서 저를 믿어주셨다. 뒤에 나오는 애드리브도 흔쾌히 다 허락해주셨다"며 "애드리브는 너무 많다. 고원(신승호 분)을 만나는 장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장난이다. 작품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애드리브를 잘하는 것도 능력인데 (신)승호 형은 그걸 굉장히 잘 하는 배우다. 보면서 피식거리는 부분이 있었다면 웬만하면 다 애드리브였을 것"이라고 했다.
'환혼'에 대한 이재욱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최고 시청률 9.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도 방영되며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이재욱은 "이번 도전으로 얻은 건 성취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잘 해냈구나 하는 행복감이 있다. '환혼'으로 얻은 성취감은 신인배우로서 긴 호흡의 작품을 한 게 처음이라 이러한 경험 자체가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이 남았다. 또 욱이라는 캐릭터로 인생캐릭터를 만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고 전했다.
흥행 비결로는 "출중한 감독님과 작가님 덕분이기도 하고 또래 배우들끼리 의지를 많이 했다. 정소민, 고윤정, 신승호, 황민현, 유인수, 아린 등 누구 한 명 빠지지 않고 의지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도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들도 저를 의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편안한 환경 자체가 우리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한다. 다들 분위기메이커 욕심이 있다. 서로 웃기려고 하다 보니까 유독 밝아지지 않았나 한다. 다들 본인이 분위기메이커인 줄 알았을 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촬영장의 밝은 분위기를 이유로 들었다.
이어 "기억에 남는 반응은 '시즌3 해주세요'이다. 무서운 말이기도, 감사한 말이기도 한 것 같다. 신인배우가 하기에는 호흡이 긴 작품이었지만 그만큼 재밌게 봐주신 것이지 않나. 큰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기쁘다. 재밌게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얘기 전하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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