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대문구청장 "新대학로 조성·유진상가 복합개발"
"신촌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필요…올해 역점사업 속도"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윤보람 기자 =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경의선 수색∼서울역 구간이 지하화되면 신촌 인근에 산학연구단지, 공연장, 공원 등을 갖춘 신(新) 대학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수색∼신촌∼서울역 5.2㎞ 구간이 지하로 가면 5만평(16만5천㎡)이 넘는 유휴부지가 나온다"며 "이대와 연대 앞 부지를 활용하면 명실상부한 대학도시이자 젊은 사람의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책사업인 경의선 지하화와 관련해 현재 수색에서 광명까지 23.5㎞ 구간 지하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난 상태다. 아직 지하화가 확정되지 않은 신촌 일대 경의선 구간도 지하로 내려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게 이 구청장의 구상이다.
이 구청장은 "국토교통부·서울시와 협의해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추진에 앞서 올해는 경의선 지하화와 입체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이 신촌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연세로 차량통행 재개는 시와 협의 끝에 이달 20일부터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이후 교통과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게 시의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9월까지 시범 운행을 해보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필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대문구는 연세로 차량 통행 재개에 맞춰 최근 연세대와 주차장 공유 협약을 맺었다. 1천대를 수용할 수 있는 연세대 지하 주차장을 주말과 공휴일에 시간당 1천원 정도에 누구나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화여대와도 주차장 공유를 논의 중이다.
이 구청장은 "이대까지 확보된다면 주차장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대문구는 신촌 일대의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대 주변은 이·미용 업종 등 권장용도 외에 다른 업종이 들어오는 데 제한이 있는데 이를 없애 일반음식점과 상점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게 구의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현 지구단위계획이 현실과 동떨어져 시에 계속 수정을 요구하는 중"이라며 "구 자체적으로 용역을 발주해 특화 콘텐츠를 어떻게 개발해야 신촌 상권이 활성화될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선 8기 또 다른 역점사업은 홍제역 일대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복합 개발이다.
교통 요지에 있는 이 지역은 2010년 조합까지 구성돼 48층 규모 건물 4개동을 짓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중단됐다. 현재 인왕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공공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 구청장은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을 철거한 후 4만5천㎡ 부지를 통합 개발해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 등을 조성하는 것을 민선 8기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오세훈 시장과 몇 차례 만나 유진상가 개발에 관한 얘기를 나눴고 오 시장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세부적인 사항들은 향후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을 수립해 서울시 실무부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대문구에서는 38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새해 기술직 출신 부구청장과 도시재생국장이 서울시에서 구청으로 부임해오면서 관내 정비사업 지원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이 구청장은 기대했다.
서대문구는 올해 인생케어 서비스 확대와 통·반장제도를 활성화하는 한편 관내 5개 산(안산·인왕산·북한산·백련산·궁동산)을 연결해 주민들이 산책할 수 있는 자락길로 만드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5개산을 다 연결하면 목걸이 모양처럼 나오는데 여기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을 비롯해 반려견 산책로와 쉼터를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서대문구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후에도 당(국민의힘)에서 지역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지역 전문가다.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으로서 서울 자치구의 목소리를 시에 전달하는 중책도 맡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방분권시대라고 하지만 가로수를 바꾸거나 마을버스 정류장을 신설하는 등 대부분의 사업 권한은 시가 갖고 있다"며 "일부 권한은 자치구로 이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6개월이 기둥을 세우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속도감 있게 일을 추진해 구민 행복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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