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 넘어 IP 얻는 콘텐츠 제작사로…업계 귀감 되고파"

김현식 2023. 1. 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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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죠."

'K팝 뮤직비디오 명가'로 통하는 콘텐츠 제작사인 쟈니브로스 김준홍 대표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살아온 지난 20여년을 돌아보며 꺼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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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MV 업계 현실]②
쟈니브로스 김준홍 대표 인터뷰
서태지·엑소·BTS 등과 협업
20년간 K팝 MV 1500편 제작
연매출 100억 규모 ‘MV 명가’
영화·가수 제작…자체 IP 확보
뮤직비디오 제작자 쟈니브로스 김준홍 대표(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K팝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죠.”

‘K팝 뮤직비디오 명가’로 통하는 콘텐츠 제작사인 쟈니브로스 김준홍 대표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살아온 지난 20여년을 돌아보며 꺼낸 말이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 동기인 홍원기 감독과 2001년 쟈니브로스를 공동 설립했다. 각자 100만원씩 모아 자본금 200만원으로 시작, 인디 밴드들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바닥에서부터 출발한 쟈니브로스는 계단식 성장을 거듭한 끝 1500편이 넘는 K팝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업계 최고 제작사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대 트렌드에 맞춰 뮤직비디오 한두 편을 잘 만들어낸 감독들은 많았지만, 저와 홍 감독처럼 뮤직비디오 업계에서 20년 이상을 버틴 감독들은 손에 꼽는다”며 “K팝 글로벌화의 핵심 콘텐츠가 된 뮤직비디오 업계의 역사와 함께하며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태지부터 god, 신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엑소, 그리고 방탄소년단(BTS)까지. 그간 수많은 K팝 대표 아티스트들이 쟈니브로스와 협업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쟈니브로스의 연평균 제작 편수는 120편, 연 매출은 100억원 이상이다. 김 대표는 “제작 편수와 매출 모두 대한민국 최고일 것”이라며 “지난해에만 130여 편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 제작자 쟈니브로스 김준홍 대표(사진=김태형 기자)
김 대표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아 성장을 이뤄낸 비결로 ‘뚝심’을 꼽았다. 그는 “2010년까지 연 순수입이 600만 원 정도밖에 안됐다”며 “두 손 두 발 다 들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음악과 영상 일을 진심으로 좋아했기에 업계에서 버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100만원을 벌면 80만원 정도는 직원을 뽑고 장비를 사는 데 투자했다”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체계화된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K팝 시장의 부흥기와 맞물리면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쟈니브로스에 속한 직원은 60여명까지 늘었다. 기획, 연출, 촬영, 편집, 색보정, CG 등 인력 세분화도 잘 되어 있다. 독보적 ‘다작’이 가능한 이유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는 후배 양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쟈니브로스라는 브랜드 아래 후배 감독들과 함께 커가는 그림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왔다”며 “앞으로 쟈니브로스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가 많아지고 업계의 처우가 한층 더 개선되었으면 바람”이라고 말했다.

쟈니브로스는 한발 더 나아가 영화, 리얼리티 예능 등을 제작하며 IP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도 한창이다. 뮤직비디오 제작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김 대표는 “미국 제작사와 함께 신작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다”며 “여전히 크리에이티브에 목말라 있다. 쟈니브로스의 장점을 살린 유니크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여 지금보다 더 스펙트럼이 넓은 콘텐츠 제작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산하에 지비레이블을 만들어 가수 알렉사도 데뷔시켰다. 알렉사는 지난해 미국 음악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며 글로벌 가수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알렉사는 처음부터 글로벌형 아티스트로 키우기 위해 제작한 가수”라며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우승 이후 해외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알렉사를 글로벌 가수로 성장시켜 뮤직비디오 제작사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 업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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