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러크프리챠 라인 타일랜드 CEO “국민 메신저에서 일상 파고드는 만능 플랫폼으로 도약”
”소비자 양상·기술 끊임없이 변해…인기 보장할 수 없어”
”태국 사용자들 일상에서 뗄 수 없는 플랫폼 되기를”
태국에서 네이버 라인은 전국민이 쓰는 ‘국민 메신저’로 꼽힌다. 태국 인구는 약 70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2022년 6월 기준 태국에서 라인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5300만명에 달한다. 사실상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인구 대부분이 라인을 사용한다.
라인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태국인의 일상 속에 더 깊게 파고들어 있다. 골목 식당을 가도, 중소형 상점을 가도 상인들 상당수가 매장 전화번호 밑에 라인 ID를 적어놨다. 고객 문의를 라인으로 접수하기 위해서다. 방콕 시내를 거닐다보면 자동차 뒷유리에 ‘라인 캐릭터’를 붙여 놓은 택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방콕 시내에 있는 게 요리 전문점의 한 직원은 “태국에서는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휴대폰 번호보다도 라인 아이디를 주고 받는 게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8일 태국 방콕에 있는 라인 타일랜드 사무실에서 피켓 러크프리챠(Phichet Rerkpreecha) 라인 타일랜드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그는 구글 타일랜드(Google Thailand), 오랑쥬 타일랜드(Orange Thailand) 등 민간 기업은 물론 방콕 시장 보좌관, 태국 국회 자문위원 등 공공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은 뒤 2016년 대외협력 담당으로 라인 타일랜드에 합류했다. 2019년 7월 CEO로 임명돼 라인 타일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러크프리챠 CEO는 “단순한 메신저앱에서 벗어나서 사용자들이 일상 전반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약하는게 목표다”라며 “사용자들이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라인을 통해서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인은 태국에서 래빗라인페이, 라인맨, 라인 투데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들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는 “라인이 갖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태국 사람들의 일상과 비지니스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도 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라인의 플랫폼에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 사람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러크프리챠 CEO와 일문일답 전문.
ㅡ라인이 태국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라인이 태국에 처음 출시된 것은 10년 전인데 그 이전에 태국 사람들은 다른 메신저앱을 쓰고 있었다. 나 또한 그 당시에는 다른 메신저앱을 쓰고 있었다. 당시 라인 이모티콘은 비언어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혁신적으로 느껴졌다. 이모티콘을 통해 감정을 더 잘 표현하고 묘사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라인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현재 라인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5300만명으로 이는 태국 모바일 사용자의 90%에 달한다.”
ㅡ라인의 인기가 꾸준한데에는 이모티콘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동시에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일지 고민한다. 라인이 태국 진출 후 10년간 성공적인 여정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라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라인 게임, 라인 월렛, 라인 투데이, 라인 오피셜 어카운트 등 아주 다양하다. 라인이 갖고 있는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과 비즈니스가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ㅡ라인에 합류한 이후 특히 신경을 썼던 분야가 있나. 성과는 어떠했나.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는 라인맨과 라인 투데이다. 라인맨은 단순히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라이더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작은 레스토랑들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유독 애정이 간다. 라인맨 초창기에는 3~4명의 직원만 있었는데 지금은 수백명으로 늘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자주 사용하고 있다. 라인 투데이는 뉴스를 모아놓은 플랫폼인데 실시간 업데이트가 되는 것은 물론 원하는 분야를 탐독할 수도 있다. CEO취임 당시 월간활성이용자수는 4400만명이었는데 지금까지 900만명 가량 늘었다”
ㅡ앞으로 어떤 분야의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고 싶나.
“관심 있는 영역이 다양하게 있지만 지금 당장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태국 사용자들이 무언가 하고 싶은게 생겼을 때 라인을 떠올리면 좋겠다. 예컨대 라인쇼핑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하고 래빗라인페이를 통해 결제를 하듯, 태국 사용자들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 라인이 갖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태국 사람들의 일상과 비지니스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고, 어떤 서비스를 내놓아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도 생각하고 있다. 단순히 태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메신저앱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태국 사용자들과 상생하는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
ㅡ이미 많은 서비스들을 내놨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데 목표를 거의 이룬 것 아닌가.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라인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 상황이 지속된다고 보장할수는 없다. 사용자들의 행동 양상은 물론 기술도 끊임없이 변하는데다, 다른 플랫폼이 등장해 라인과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라인의 인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ㅡ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인데, 라인이 태국 시장에서 성장하는데 K-콘텐츠가 영향을 줬는지 궁금하다.
“사용자들은 라인 플랫폼에서 매우 다양한 K-콘텐츠를 소비한다. 예컨대 팬덤 콘텐츠 같은 것들이다. K팝 가수나 한국 배우들의 스티커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 K-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라인이 성장하는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또 숏비디오 제작 플랫폼인 붐(VOOM)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콘텐츠를 받아오기도 하는데, 가장 인기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가 K-콘텐츠다.”
ㅡ최근 한국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 때문에 특정 메신저앱이 먹통이 된 적이 있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서비스의 중단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데이터가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보안 시스템과 인프라를 잘 갖춘 것은 물론이고 위기관리팀을 둬서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계획을 짜 둔다. 또 업무지속계획(BCP)을 마련해 무슨 일이 생겨도 서비스와 보안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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