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더비’처럼 ‘수원 더비’도? 수원월드컵경기장 ‘한 지붕 두 가족’ 실현될까?

이승우 기자 2023. 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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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더비'의 라이벌처럼 '수원 더비'의 두 팀도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할까.

K리그1(1부) 수원FC 구단주인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2일 수원시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순호 신임 단장(61)의 취임식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단장은 2021년 말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수원 삼성이 사용하고 있는데, 전향적으로 함께 사용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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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홈구장 수원종합운동장 낙후
구단주 겸 수원시장 이전 검토 시사
임대료 격차 등 풀어야 할 숙제 많아
이재준 수원시장이 최근 수원FC의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홈구장 공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두 팀은 2014년과 2021년에도 잠시나마 ‘한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더비’ 모습.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탈리아 ‘밀라노 더비’의 라이벌처럼 ‘수원 더비’의 두 팀도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할까.

K리그1(1부) 수원FC 구단주인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2일 수원시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순호 신임 단장(61)의 취임식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2001년 개장 이래 수원 삼성이 줄곧 안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맞수 인터 밀란과 AC밀란이 주세페 메아차(산시로)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수원FC에서 공존할 수도 있다.

수원FC는 2003년 수원시청 축구단으로 창단된 이후 수원종합운동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굉장히 낙후된 시설이라 전용구장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1971년 개장해 1986년 증축된 바 있지만,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뿐 아니라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도 만족도는 높지 않다.

최 신임 단장은 자신의 2년 임기 안에 클럽하우스 준공을 약속하는 등 구단의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할 것임을 공언했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더드 구단으로 도약하겠다”는 최 단장의 목표에 비해 구단 인프라는 굉장히 열악한 편이다. 지난해부터 수원FC 위민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마땅한 훈련장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홈구장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수원 삼성과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 시장의 발언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호곤 전 단장 시절에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수원 삼성과 함께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김 전 단장은 2021년 말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수원 삼성이 사용하고 있는데, 전향적으로 함께 사용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원FC는 수원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2014년과 2021년 한시적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수원 삼성은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에 연간 약 10억 원의 임대료를 내고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수원시가 운영하는 수원FC가 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때는 10분 1 수준의 비용만 내면 된다. 수원 삼성으로선 공동 사용이 비용 측면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 그뿐 아니라 경기장과 라커룸 브랜딩, 입장료 정책 등 모든 부분이 수원 삼성에 맞춰져 있다. 오동석 수원 삼성 단장은 “전임 단장님 때부터 수원FC가 바라던 일이라 완전히 생소한 일은 아니다”면서도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 양 구단의 사전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 오 단장은 “관리재단 지분을 경기도와 수원시가 6대4로 나눠 갖고 있는데, 여러 기관의 논의가 필요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한 프로축구계 관계자는 “이 시장의 발언은 그 자체로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권리기부금을 내야 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입성하는 데는 큰 제약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동 홈구장은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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