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은퇴도 못한다"…韓노인들 '눈물의 취업' 조명한 외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농수산물 시장에서 계약을 따내 소규모 배달직으로 전환한 그는 전통적인 은퇴 연령인 60세가 지난 후에도 일을 그만두지 못했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은퇴 시점이 지났는데도 생계를 위해 고된 노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현실을 조명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젊은 시절 대형 트럭 운전사였던 오오나미 요시히토(73)씨는 요즘 소규모 식료품 배달을 하고 있다. 트럭을 몰던 당시 무거운 화물을 싣고 내리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척추 연골이 다 닳아 50세 이후엔 더 이상 대형 화물 운송 업무를 할 수 없었다.
농수산물 시장에서 계약을 따내 소규모 배달직으로 전환한 그는 전통적인 은퇴 연령인 60세가 지난 후에도 일을 그만두지 못했다. 그는 "이 나이에 몸을 쓰는 일을 하는 것은 즐겁지 않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오오나미씨가 국가로부터 받는 기초 연금은 한 달에 6만엔(약 57만원)이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은퇴 시점이 지났는데도 생계를 위해 고된 노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현실을 조명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특히 한국은 만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률이 40%에 달해 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동아시아 주요국의 연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생계가 빠듯한 고령층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정부가 감당해야 할 연금총액은 늘고 있지만, 인구구조의 변화로 이를 지탱할 젊은층이 줄면서 노인들에게 생활비를 충분히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선진국들의 '인구구조적 시한폭탄'에 대해 경고해 왔지만 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정부와 기업, 노인들은 이미 고령화 사회의 현실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전통적인 퇴직 시점이 훌쩍 지난 70대 이상 노인들이 고된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65세 이상 노동 인구 비율이 약 40%로 가장 높았다. 정년이 한참 지난 고령자 10명 중 4명이 생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는 통계다. 일본은 노인 4명 중 1명이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노인 10명 중 2명만 일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률이 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총무성이 2020년 기준 세계 주요 7개국(G7)과 한국 등 8개국의 고령층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이 34.1%로 높았고 일본 25.1%, 미국 18%, 캐나다 12.8%, 영국 10.5%, 독일 7.4%, 이탈리아 5%, 프랑스 3.35% 등 순이었다.
이는 한국 고령층이 신체적 건강이나 취업 의지 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좋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65세 이상이 돼도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은퇴하지 못하고 아파트 경비원 등 비정규직 일자리에 취업할 수밖에 없는 우울한 현실을 담고 있다는 진단이다.
동아시아 고령 근로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노인들은 대부분 청소나 배달, 경비, 운전 등 저임금 노동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NYT는 "한·중·일 동아시아 국가의 노인들은 대부분 저임금 계약직으로 종사한다"며 "노인들이 매달 받는 평균 연금이 월 500달러(약 63만원) 미만으로 기본적인 생활비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급여·퇴직금 등 조건이 좋지 않은 일자리도 마다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본 등 정부도 기업 보조금이나 은퇴 연령 조정 등 정책 변화를 시도하는 등 고령화에 대응하고 노인 빈곤율을 낮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는 점에도 NYT는 주목했다. 세계 다른 국가들이 동아시아 국가의 선례를 지켜보며 위기에 대응할 방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효리 "외국 할아버지가 자꾸 손키스" 난감…캐나다서도 인기 - 머니투데이
- '더 글로리' 학폭 가해자 4인방 "애들이 왕리본을…" 반전 일상 - 머니투데이
- 열애 인정 후 시상식 등장한 송중기... 여자친구 언급은 없었다 - 머니투데이
- 찌푸려진 얼굴 BTS 진, 軍훈련 모습…중대장 훈련병 됐다 - 머니투데이
- 송혜교, 상처 가득한 앙상한 몸…김은숙 "눈물 나더라" 비하인드 보니 - 머니투데이
- "뒀다 데워먹자" 남은 음식 냉동실 직행?…'이렇게' 됐다면 먹지 마세요 - 머니투데이
- 유재석이 또 해냈다…'20년간 20번째' 연예대상 - 머니투데이
- 박근형 "가족들 위해 사진 다 태워버렸다"…무슨 일? - 머니투데이
- "양자컴은 진짜 '돈'이 된다…단, OO만 갖춰진다면" - 머니투데이
- 커제 "한국서 모욕당해" 눈물…중국 반발에 결국 사과문 냈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