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금융권 번지는 '대출한파'… 서민은 새해가 무섭다

강한빛 기자 2023. 1. 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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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저축은행, 대부업체에 이어 할부금융사들이 줄줄이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젠 돈이 필요해도 빌릴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각 금융사의 건전성·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대출취급 중단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연한 대응'을 하라는 지시다.

대출취급을 중단하기 보다 여신정책에 따라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거나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의 은행권 차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행권의 협조를 요청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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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나 제대로 쉬고 살 수 있을까요. 점점 힘들어지네요"

최근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저축은행, 대부업체에 이어 할부금융사들이 줄줄이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젠 돈이 필요해도 빌릴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지난해 말 몇몇 저축은행, 캐피탈사는 대출비교 플랫폼을 비롯해 각종 채널을 통한 신규대출 신청을 받지 않았다. 여기에 서민금융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대부업계도 빗장을 걸었다.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했으며 대부업계 2위인 리드코프는 신규대출을 기존의 20% 수준으로 내주고 있다.

카드 한도도 줄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은 지난해 일부 회원들에게 한도 하향 조정을 안내했다. 업황이 어려운 만큼 연체 예방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물론 새해가 되면 각 금융사가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는 만큼 지난 연말보다는 대출문턱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마냥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올해도 5%대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이달 13일 한국은행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드·캐피탈사 등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은 금융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다. 저축은행도 골치가 아프긴 마찬가지다.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인상하다 보면 대출금리를 올려 마진을 내야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인 20%를 넘길 수 없어 대출을 내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2금융권은 시중은행 대출자와 비교해 연체율 등 신용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가 많아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서민금융으로 칭해지는 2금융권이 대출문을 닫으면 저신용자나 서민들이 고금리 불법 사금융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나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입장을 발표했다. 각 금융사의 건전성·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대출취급 중단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연한 대응'을 하라는 지시다.

대출취급을 중단하기 보다 여신정책에 따라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거나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의 은행권 차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행권의 협조를 요청하는 식이다. 동시에 불법사금융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 3일 2020년 이후 3년 만에 '범금융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날 경제·금융 수장들은 금융권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이후 금융시장, 경제 위기감이 커진 현재가 그 어느 때보다 서민을 위한 금융권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는 판단에서다. 계묘년, 서민경제를 위한 경제·금융 수장들의 정교한 대책 마련을 기대해 본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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