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이슈체크] ‘지붕 뚫고 금리킥’ 가계 대출 줄이고 예금 늘렸다
금통위 13일 기준금리 동결 vs 인상 논의
금융당국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모니터링
14년만에 주택담보대출 연 8%대 넘어서증권시장 거래대금 3년만에 최저 수준
작년 3분기 가계 자금운용 1년새 반토막
강원지역 예·적금 수요 증가현상 뚜렷
기업 환율상승·운전자금 증가 대출 늘어
이번 주(9∼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통위는 오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동결할지, 조정할지 논의한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5%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한은이 0.25%p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경기 침체 양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점검
최근 은행권의 예금금리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자 금융당국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가 연 4%대 초반을 기록하는 가운데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어서자 대출 금리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은행으로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 인상에 대한 경쟁 자제를 권고하는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 금리를 올려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를 벌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예금 금리와 마찬가지로 대출금리에도 추가 상승 요인이 적기 때문에 무리한 인상은 안 된다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낮아졌고 수신 금리도 하락하고 있어 대출 금리가 올라간 유인은 없다”면서 “현재로선 대출금리를 인상할 당위성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 예대금리차가 다시 문제가 된 것은 지난 3일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5.25∼8.12%에 형성됐고 우리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었기 때문이다. 연 8%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은행 정기예금 이자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금리 연 5%대 상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새해 들어서는 4%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또 금융당국은 올해는 근본적인 예대금리차 문제 해소를 위해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를 통한 은행 간 자율경쟁을 촉진하고 대출금리의 불합리한 항목 정비 등을 통해 예대금리 문제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금리인상 기조 유지로 투자심리 위축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해 새해에도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첫째 주인 지난 2∼6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4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첫째 주와 비교해 44.13% 급감한 수치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4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월간 기준 2020년 1월(6조43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월 11조2800억원으로 출발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같은 해 5월 9조5600억원으로 10조원대를 밑도는 등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 6조6500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코스피가 2134.77로 52주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에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7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수가 일부 회복했음에도 투자자들은 거래에 나서기를 꺼리는 모습이다. 코스닥시장 역시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59% 급감했다. 월간 기준 2019년 12월(4조1000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해 1월 9조3700억원이었던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꾸준히 감소해 지난달 5조1200억원까지 줄어든 후 새해에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하루 평균 2.26%였던 시총 회전율은 이달 1.61%를 기록했다. 글로벌 긴축과 기준금리 인상, 경기 우려 등으로 새해에도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이 시작되면서 우려는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가계, 금리 오르자 금융자산 44% 예금에…주식 18%로 줄어
최근 금리 상승과 주식·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주로 예금에 넣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하지만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이 늘어나자 1년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분기(33조9000억원)와 비교해 1년 새 7조4000억원 줄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민간소비 지출은 1년 전보다 10.9% 늘었다. 증가율이 2021년 3분기(5.8%)의 약 두 배로 높아졌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3분기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37조6000억원)도 1년 전(84조1000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특히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4조2000억원)가 직전 분기(18조9000억원)나 2021년 3분기(24조6000억원)와 비교해 급감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지난해 3분기 국내외 주식을 5조6000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이는 전년 3분기(27조7000억원)보다 22조1000억원이나 적다. 반면 대조적으로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1년 사이 19조7000억원에서 37조원으로 불었다. 강원지역도 예·적금 수요 증가 현상은 뚜렷하다. 최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2022년 10월기준 여수신동향을 보면 예금은행 수신금액 잔액은 34조6966억원으로 전년동월말 대비 16% 늘었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도 40조1351억원으로 같은기간 7% 늘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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