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줄 회사채가 없네?"…손가락 빠는 채안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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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으로 대거 돈이 몰리면서 증액발행이 속속 이뤄지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역할도 줄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이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시장에서 주문한 금액은 400억원에 그쳤고 채안펀드에서 1200억원, 산업은행이 900억원 인수한 덕에 발행규모를 채웠다.
때문에 회사채 발행시장이 이처럼 강세를 이어가면 채안펀드의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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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원 중 캐피탈콜 11조…4.4조 소진
수요예측서 민평금리 대비 -50bp는 돼야 받아
'시장안정 목적' 채안펀드 민평 금리 이하로는 못사
한동안 역할 축소될 듯…심리적 안전판 역할 충분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으로 대거 돈이 몰리면서 증액발행이 속속 이뤄지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역할도 줄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롯데건설 회사채가 채안펀드의 도움으로 모집액을 간신히 채웠지만, 이제는 채안펀드가 끼어들 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당초 채안펀드 가동 규모로 제시한 20조원 중 캐피탈콜(출자요청)을 통해 11조원이 조성된 상황이다. 이 중 4조4000억원 가량을 소진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채안펀드의 역할이 상당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이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시장에서 주문한 금액은 400억원에 그쳤고 채안펀드에서 1200억원, 산업은행이 900억원 인수한 덕에 발행규모를 채웠다. 롯데케미칼 지급보증을 통해 우량 등급인 ‘AA+’로 조달에 나섰음에도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절반 가량을 채안펀드가 받아준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새해 첫 날부터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연초 기관투자자들이 운용을 개시하자마자 회사채 담기에 나서면서 모집액의 10배 이상씩 돈이 몰리는 상황이다. 회사채를 못 담으면 나만 뒤처질 것 같다는 공포에 값도 높여 부르고 있다.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민평 금리 대비 기본 50bp(1bp=0.01%포인트) 정도는 낮은 수준으로 신청해야 회사채를 받는 분위기다.
때문에 회사채 발행시장이 이처럼 강세를 이어가면 채안펀드의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4일 진행된 KT(030200)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5년 만기는 발행예정액 500억원을 민평 금리 대비 -100bp에서 모두 채웠다. 2년물과 3년물도 각각 50bp, 70bp 낮은 수준에서 마감됐따.
지난 5일 진행된 포스코(005490)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만기물 별로 민평 대비 50~63bp 낮은 금리에 대거 주문이 들어왔고 같은 날 진행된 연합자산관리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주문액 1조200억원 중 민평 금리 대비 46bp 낮은 금리에 700억원, 45bp 낮은 금리에 1000억원 들어와 모집액을 금방 채웠다.
6일 이뤄진 LG유플러스(032640)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증액 전 기준으로 2년물과 3년물은 각각 56bp, 66bp 낮은 수준에 발행액을 다 채웠고 5년물도 75bp 이하에서 끝났다. 최소 민평 금리에는 받아야 하는 채안펀드의 몫은 없었던 것이다.
당분간은 회사채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게 재개되고 전반적인 신용스프레드는 강한 축소 흐름을 보이다 2분기 이후부터는 완만한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며 “A급 회사채와 캐피탈채의 강세 전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회사채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워낙 빠르게 이뤄진 만큼 반작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 시장 심리가 완전히 진정된 게 아닌데다 반대 방향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채안펀드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심리적 안전판 역할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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