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8%대 오르는데… 예금금리 4%대 내려
신지환 기자 2023. 1. 9. 03:06
금융당국, 서투른 금리개입 영향
11월부터 예대금리차 더 벌어져
은행 사상최대 수익에 성과급 잔치
‘소득70% 상환’ 영끌족 고통 확산
11월부터 예대금리차 더 벌어져
은행 사상최대 수익에 성과급 잔치
‘소득70% 상환’ 영끌족 고통 확산
직장인 이모 씨(35)는 연말에 받은 성과급으로 대출을 갚고 예금을 새로 들려다가 생각과 다른 금리 수준에 깜짝 놀랐다. 2년 전 받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6.4%까지 오른 반면에 예금 금리는 4%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얼마 전 예금 금리가 5%대라는 뉴스를 봤는데 그 사이 다시 떨어졌다니 황당하다”며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왜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새해 들어 대출 금리가 최고 연 8%를 넘긴 반면에 한때 5%대였던 예금 금리는 다시 4%대로 내려오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서투른 금리 개입으로 애꿎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족’의 고통이 가중되는 사이, 은행들은 기록적인 이자 수익을 내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대출금리 8% 뚫었는데 예금금리는 4%로 ‘역주행’
새해 들어 대출 금리가 최고 연 8%를 넘긴 반면에 한때 5%대였던 예금 금리는 다시 4%대로 내려오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서투른 금리 개입으로 애꿎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족’의 고통이 가중되는 사이, 은행들은 기록적인 이자 수익을 내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대출금리 8% 뚫었는데 예금금리는 4%로 ‘역주행’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7∼8.25%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0일까지만 해도 7.72%였던 금리 상단은 새해 첫 영업일(2일) 들어 8%를 돌파했다.
당장 8%대 최고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는 많지 않겠지만 은행에서 실제 취급되는 대출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 상환)의 평균 금리는 연 5.11∼5.71%로 지난해 1월(3.88∼4.33%)보다 1.2%포인트 넘게 뛰었다.
당장 8%대 최고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는 많지 않겠지만 은행에서 실제 취급되는 대출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 상환)의 평균 금리는 연 5.11∼5.71%로 지난해 1월(3.88∼4.33%)보다 1.2%포인트 넘게 뛰었다.
반면 한동안 대출 금리와 함께 상승하던 예금 금리는 최근 역주행을 시작해 현재 연 4%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13일 연 5.18%의 금리를 제공하던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 금리는 8일 현재 4.31%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도 같은 기간 4.85%에서 4.30%로 내리는 등 다른 은행들의 주요 예금 금리도 지난해 11월 중순을 기점으로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금리 개입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중순부터 은행들이 연 5%대 예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전을 펼치자 예금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 경색이 심화된 상황에서 유동성이 은행으로만 몰리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자금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은행들은 이런 당국의 권고를 핑계로 예금 금리는 그대로 둔 채 대출 금리만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1∼9월 국내 은행들은 사상 최대인 40조6000억 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대출 금리의 인상 속도를 예금 금리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예대금리 차가 커진 영향이다. 역대급 실적을 낸 주요 은행들은 기본급의 300∼400%에 이르는 성과급 잔치를 준비 중이다. 그러면서도 방역을 이유로 1시간 단축한 영업시간은 그대로 놔둬 고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 ‘영끌족’ 부담 커지는데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
금융소비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지난해 10월 말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 소득의 70%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DSR가 70%를 초과하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떼고 원리금도 제대로 갚기 어려운 ‘고위험 대출자’로 분류된다.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을 뜻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도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4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여기에 한은이 13일 예정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은행들의 대출 금리 변동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금리 개입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중순부터 은행들이 연 5%대 예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전을 펼치자 예금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 경색이 심화된 상황에서 유동성이 은행으로만 몰리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자금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은행들은 이런 당국의 권고를 핑계로 예금 금리는 그대로 둔 채 대출 금리만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1∼9월 국내 은행들은 사상 최대인 40조6000억 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대출 금리의 인상 속도를 예금 금리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예대금리 차가 커진 영향이다. 역대급 실적을 낸 주요 은행들은 기본급의 300∼400%에 이르는 성과급 잔치를 준비 중이다. 그러면서도 방역을 이유로 1시간 단축한 영업시간은 그대로 놔둬 고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 ‘영끌족’ 부담 커지는데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
금융소비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지난해 10월 말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 소득의 70%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DSR가 70%를 초과하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떼고 원리금도 제대로 갚기 어려운 ‘고위험 대출자’로 분류된다.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을 뜻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도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4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여기에 한은이 13일 예정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은행들의 대출 금리 변동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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