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선물 ‘양극화’ 옛말, 이젠 ‘N극화’… “고객 취향만큼 다양하게”

김소민 기자 2023. 1. 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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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구색이 초고가 명품 아니면 초저가 가성비로 갈리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 'N극화' 두드러지는 프리미엄 선물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초(超)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붙는 '5스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 설 명절엔 프리미엄 안에서도 다양해진 고객 수요와 기호를 적극 반영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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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최고급 ‘5스타’ 기준 강화… 롯데-현대百, 유명 셰프 레시피 적용
코로나로 귀향 못해 ‘고가 선물’ 확산
고물가로 가성비 선물세트도 대세, 소포장 1만~2만 원대 상품 늘려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구색이 초고가 명품 아니면 초저가 가성비로 갈리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단순한 양극화가 아니라 다양해진 고객 수요와 기호에 발맞춘 ‘N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프리미엄 안에서도 소비자 N명의 취향 N개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이 선택받는 셈이다.
○ ‘N극화’ 두드러지는 프리미엄 선물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초(超)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붙는 ‘5스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한우는 마블링(근내지방) 기준을 기존 7∼9단계에서 8∼9단계로 1단계 높였다. 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상품에만 5스타 등급을 부여하기로 한 셈이다. 수산물도 1m 이상 특대 갈치와 28cm 이상 굴비로만 구성하고 사과, 배, 샤인머스캣 등 청과물도 기존보다 당도 기준을 1∼2Brix(브릭스·당도 측정 단위) 높였다.

이처럼 프리미엄 상품이 진화를 거듭하는 이유는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설 선물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이 한껏 높아진 영향이다. 고향 방문을 못 하는 대신에 선물은 ‘통 크게’ 쏘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설 본판매가 시작된 2∼5일 프리미엄 한우 설 선물 매출은 지난해 설 대비 약 20% 뛰었다.

올해 설 명절엔 프리미엄 안에서도 다양해진 고객 수요와 기호를 적극 반영하는 추세다. 유명 셰프와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고든램지버거 레스토랑과 협업해 대표 메뉴 ‘1966 버거’에 쓰이는 한우를 ‘1966 시그니처 no.9’ 선물세트로 내놨다.

현대백화점도 세계적 명문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 출신 김형석 셰프의 레시피로 만든 특제 디핑 소스 3종을 한우와 함께 선보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탈리(EATALY)’ 레시피를 활용한 스테이크 세트도 눈길을 끌었다.

명절 시즌마다 초고가 선물을 경쟁적으로 선보여 온 편의점 업계는 올해 유례없이 통 큰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차량을 선보였다. 이마트24에서 예약 접수하는 고객에겐 선팅, 블랙박스, 하이패스 등 기념품도 제공한다. GS25는 900만 원에 달하는 ‘샤토르팽 2014’ 선물세트를 내놨다.
○ 가성비 물량도 대폭 늘려

한편 지난해 내내 이어진 고물가 덕에 10만 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지난 추석엔 중고장터에서 반값으로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알뜰족이 주목받기도 했다.

홈쇼핑 GS샵이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열흘간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10만 원 미만 중저가 상품의 판매 비중이 80%로, 지난해 설(62%) 대비 늘었다. GS 관계자는 “고물가의 영향으로 선물세트 구매 단가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100만 원 이상 초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50% 늘리는 한편 10만 원대 소포장 한우 세트 물량도 전년 대비 40% 늘렸다. 프리미엄-가성비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소포장 상품은 450g 단위로 포장되는 일반 정육 상품과 달리 200g씩 개별 포장돼 저렴하고 보관이 편리해 지난 추석 때 조기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다. CJ제일제당도 1만∼2만 원대 제품 물량을 10% 늘렸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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