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로보틱스’ 하정우 대표 “순두부집 하다 서빙로봇 개발... 다들 의아해했죠”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3. 1.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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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사, 벤처투자업계

서빙 로봇 개발 업체 베어로보틱스의 하정우(47) 대표는 미래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세상을 바꿔보겠다며 나선 경우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95학번인 하 대표는 미 UT오스틴에서 박사를 받고 인텔을 거쳐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테크 리드로 일했다. 그는 2016년 실리콘밸리의 순두부집을 인수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요식업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낀 하 대표는 서빙 로봇을 떠올렸다. 자신이 가진 기술로 식당 주인들을 돕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낮에는 구글에 다니고, 밤에는 순두부집을 운영하며 부품을 사와 서빙 로봇을 만들었다. 시제품은 자신의 식당에서 직접 테스트했다. 그는 “시장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식당 일을 돕는 서빙 로봇을 개발했지만, 투자자들은 왜 하이테크인 로봇 기술을 인력 집중 산업인 요식업에 적용하느냐고 의아해했다. 심지어 회사 엔지니어들까지 로봇 기술을 서빙에 쓰는 게 맞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그는 “필수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고 했다. 미국 외식업협회에서 서빙 로봇의 소문을 듣고 찾아왔고 외식업 박람회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주도로 2020년 370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현재 베어로보틱스의 기업 가치는 6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차기 유니콘 1순위다. 하 대표는 “현재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은 미국과 일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올해 유럽이나 동남아로 진출하고, 서빙 로봇을 넘어 다양한 운반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세상을 바꾸고 있느냐’에 있다”며 “회사를 포장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사업 본질에 집중한 것이 지금의 토대가 됐다”고 했다. 하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를 밝게 본다. 그는 “미국에서 BTS가 인기가 높은 이유는 K팝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노래가 좋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한국적인 것들이 글로벌 표준과 가까워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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