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다양성과 기업 도덕성의 관계[Monday DBR/곽승욱]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2023. 1. 9. 03:02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많은 기업이 다양한 도덕적·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과 포용성, 즉 기업이 구성원 간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다른 개성, 잠재력, 관점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도 중요한 도덕적·사회적 책임 중 하나다. 그렇다면 기업이 인적 자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는 것이 실제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마이애미대와 라이스대 연구진은 기업 인적 자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기업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구매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첫 번째 실험에서 미국 시민 140명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남성 앵커 4명(다양성 앵커팀)의 사진을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는 백인 남성 앵커 4명(비다양성 앵커팀)의 사진을 보여줬다. 각 팀의 앵커 중 한 명이 최근 편향된 보도와 가짜 뉴스 시비에 휘말렸다는 정보도 추가로 제공했다. 참가자는 자신이 본 앵커팀 전체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가능성, 방송 청취 의향에 대한 인식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다양한 인종을 대표하는 앵커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앵커팀에 대한 도덕성 평가 점수가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된 앵커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평가 점수보다 약 24%포인트 높았다. 또한 다양성 앵커팀이 비다양성 앵커팀보다 비도덕적 행위에 연루될 가능성은 약 20%포인트 더 낮고 방송 청취 의향은 약 24%포인트 더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앵커팀의 다양성이 참가자들의 도덕성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런 긍정적 영향은 팀을 넘어 팀의 리더에게까지 전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123명의 미국 성인에게 어네스트컴퍼니(The Honest Company)의 기업 정보를 읽게 했다. 기업 정보에는 어네스트컴퍼니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무독성 성분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기업 소개 글과 세탁 세제, 주방 세제, 베이비파우더에 유해한 화학 성분을 포함한 혐의로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 기사를 담았다. 참가자는 기업 정보를 읽은 후 어네스트컴퍼니의 CEO를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된 두 개의 팀(다양성 팀과 비다양성 팀) 사진 중 하나를 본 후 CEO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가능성, 포용성, 비도덕적 행위 혐의에 대한 인식 수준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다양성 팀 사진을 본 참가자 그룹의 CEO에 대한 도덕성 평가 점수가 비다양성 팀 참가자 그룹에 비해 약 21%포인트 높았고, CEO의 비도덕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점수는 약 11%포인트 낮았으며 CEO의 포용성에 대한 평가는 약 18%포인트 높았다. 나아가 다양성 팀 CEO에 대한 도덕성 평가는 어네스트컴퍼니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CEO 책임을 낮추는 역할을 했고, 어네스트컴퍼니 제품 구매 가능성을 약 27%포인트 끌어올리기도 했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에서 다양성이 기부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밝혔다. 대학생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기부 단체를 대표하는 팀 구성원의 사진을 보고 기부액을 결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다른 실험들과 마찬가지로 팀은 다양성 팀과 비다양성 팀으로 나눴는데 예상대로 다양성 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평균 기부액이 비다양성 팀 참가자의 평균 기부액보다 약 25% 많았다. 설정을 기부 단체가 아닌 초콜릿 회사로 바꿨을 때 다양성 팀이 속한 회사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참가자 비율(67%)이 비다양성 팀 상품 구매 비율(43%)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기업의 다양성이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소비자가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호하고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는 기업을 응징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도덕성이 경쟁력 못지않게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적 자원의 다양성이 기업 및 CEO의 도덕성과 포용성, 더 나아가 기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인식까지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다양성을 키우는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다양성 추구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다.
이 원고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59호(2022년 12월 15일자)에 실린 글 ‘인적 자원 다양해야 기업 도덕성 높아져’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첫 번째 실험에서 미국 시민 140명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남성 앵커 4명(다양성 앵커팀)의 사진을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는 백인 남성 앵커 4명(비다양성 앵커팀)의 사진을 보여줬다. 각 팀의 앵커 중 한 명이 최근 편향된 보도와 가짜 뉴스 시비에 휘말렸다는 정보도 추가로 제공했다. 참가자는 자신이 본 앵커팀 전체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가능성, 방송 청취 의향에 대한 인식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다양한 인종을 대표하는 앵커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앵커팀에 대한 도덕성 평가 점수가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된 앵커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평가 점수보다 약 24%포인트 높았다. 또한 다양성 앵커팀이 비다양성 앵커팀보다 비도덕적 행위에 연루될 가능성은 약 20%포인트 더 낮고 방송 청취 의향은 약 24%포인트 더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앵커팀의 다양성이 참가자들의 도덕성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런 긍정적 영향은 팀을 넘어 팀의 리더에게까지 전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123명의 미국 성인에게 어네스트컴퍼니(The Honest Company)의 기업 정보를 읽게 했다. 기업 정보에는 어네스트컴퍼니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무독성 성분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기업 소개 글과 세탁 세제, 주방 세제, 베이비파우더에 유해한 화학 성분을 포함한 혐의로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 기사를 담았다. 참가자는 기업 정보를 읽은 후 어네스트컴퍼니의 CEO를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된 두 개의 팀(다양성 팀과 비다양성 팀) 사진 중 하나를 본 후 CEO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가능성, 포용성, 비도덕적 행위 혐의에 대한 인식 수준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다양성 팀 사진을 본 참가자 그룹의 CEO에 대한 도덕성 평가 점수가 비다양성 팀 참가자 그룹에 비해 약 21%포인트 높았고, CEO의 비도덕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점수는 약 11%포인트 낮았으며 CEO의 포용성에 대한 평가는 약 18%포인트 높았다. 나아가 다양성 팀 CEO에 대한 도덕성 평가는 어네스트컴퍼니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CEO 책임을 낮추는 역할을 했고, 어네스트컴퍼니 제품 구매 가능성을 약 27%포인트 끌어올리기도 했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에서 다양성이 기부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밝혔다. 대학생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기부 단체를 대표하는 팀 구성원의 사진을 보고 기부액을 결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다른 실험들과 마찬가지로 팀은 다양성 팀과 비다양성 팀으로 나눴는데 예상대로 다양성 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평균 기부액이 비다양성 팀 참가자의 평균 기부액보다 약 25% 많았다. 설정을 기부 단체가 아닌 초콜릿 회사로 바꿨을 때 다양성 팀이 속한 회사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참가자 비율(67%)이 비다양성 팀 상품 구매 비율(43%)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기업의 다양성이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소비자가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호하고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는 기업을 응징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도덕성이 경쟁력 못지않게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적 자원의 다양성이 기업 및 CEO의 도덕성과 포용성, 더 나아가 기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인식까지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다양성을 키우는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다양성 추구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다.
이 원고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59호(2022년 12월 15일자)에 실린 글 ‘인적 자원 다양해야 기업 도덕성 높아져’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단독]시군구 35% ‘골든타임 트라이앵글’ 사각지대
- [정용관 칼럼]권력, 외로운 영혼을 품으라
- 수도권서 4년 만에 가장 강한 지진 발생…규모 3.7
- 공직 비위, 총리실이 수집하고 대통령실이 검증
- [단독]대통령실 “신설 감찰팀 사무실 필요… 사이버司 일부 비워라” 논란
- 軍, 北무인기 침투 당일 포착 1시간반 지나서야 ‘작전태세’ 늑장 발령
- [광화문에서/황형준]한동훈이 거울삼아야 할 유시민의 ‘싸가지’
- 羅 “당대표 돼 저출산 해결”… 대통령실 “저출산委로 자기정치”
- [단독]병역브로커, 상담계약 취소 요청 의뢰인에 “법원 강제집행” 협박
- [단독]글로벌 자금경색에… SK온, 포드와 3조 배터리 합작공장 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