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곤마 放置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 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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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딩하오 九단 / 黑 김명훈 九단 흑>
<제3보>(30~42)=어린 시절 신진서는 자기 돌이 사로잡히면 펑펑 울었다고 한다. 신진서뿐이랴. 누구나 자신이 착점한 돌에 분신(分身) 같은 애착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고수가 될수록 달라진다. 그들에게 모든 수는 대제국 건설에 동원되는 벽돌 한 장에 불과하다. 때론 살아 있는 돌을 버리고 잡을 수 있는 적을 놓아준다.
30은 응수 타진. 흑 ‘가’면 백 4점을 잡을 수 있는데 이곳저곳 이용당하는 맛이 싫어 31로 늘었다. 백도 ‘가’로 4점을 구출하지 않고 32로 손을 돌린다. 참고 1도처럼 되면 흑에게 2, 6 등의 요소를 빼앗기며 더 크게 공격 당할 것을 염려한 것. 결국 백 4점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일단 방치된다.
33 씌움에 34, 36은 당연한 반격이며 38까지 예정 코스. 39로는 40의 자리를 맞끊는 맥점도 있다. 참고 2도가 예상되는데, 지금은 10으로 비껴 받는 수가 좋아 흑의 불만이란 게 AI의 결론이다(7…1, 8…3). 결국 42로 뻗은 데까지는 외길 진행. 그 다음 수가 어렵다. 어디가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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