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45] 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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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영국이 낳은 전설적인 밴드 제네시스 출신의 필 콜린스가 진지한 사회적 문제의식과 출중한 음악적 완성도를 담은 앨범 ‘…But Seriously’를 발표했고 수록곡인 이 노래는 그에게 일곱 번째 빌보드 정상과 그래미상의 가장 영광스러운 부문인 ‘Record of the Year’를 안겨 주었다. 유려한 멜로디 라인과 성숙한 필 콜린스의 목소리에 취하다 보면 이 노래는 제목에서 풍기는 낭만적인 무드에 젖은 사랑 노래처럼 들린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이 노래의 내용은 냉혹하다. “그녀가 거리에서 한 남자에게 소리쳤지/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날은 춥고 저는 잘 곳이 없네요/어디 갈 만한 곳을 알려줄 수 없을까요?/그 남자는 돌아보지도 않고 지나갔어.(She calls out to the man on the street/Sir, can you help me?/It’s cold and I’ve nowhere to sleep/Is there somewhere you can tell me?/He walks on, doesn’t look back)”
살인적인 물가 앙등과 치솟는 실업률 때문에 미국에선 전년 대비 평균 7.1%의 임대료 상승이 일어났고 워싱턴에선 노숙자들의 텐트가 백악관 어귀까지 늘어섰다. ‘홈리스(homeless)’라고 부르는 미국의 노숙자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LA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피해자 24%가 바로 이 노숙자들이라는 통계도 있다.
서울역과 영등포역을 거점으로 한국에서도 노숙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였다. 물론 그전에도 ‘거지’나 ‘부랑아’는 존재했고 이들은 삼청교육대로 끌려가거나 아시안게임 혹은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소탕 작전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선진국이건 후진국이건 노숙자들은 이제 전 세계 도시의 풍경을 이루는 익숙한 요소가 되었다. 깔끔하기 이를 데 없는 일본도 이제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노숙자 인구 비율은 한국과 일본보다 무려 여덟 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는 현재 4300명 중 한 명이 노숙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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