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에도 밀렸다... 밥솥서 서서히 손떼는 밥솥 명가들
쌀 소비가 줄고 간편식이 늘면서 전기밥솥을 덜 사용하게 되자 국내외 밥솥 생산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일본 내 전기밥솥 생산을 중단하고 오는 6월까지 중국 항저우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이미 저가형 전기밥솥 생산을 인도로 넘겨 앞으로 일본에서 생산하는 파나소닉 전기밥솥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1956년부터 일본 내에서 전기밥솥을 생산한 파나소닉은 1988년 업계 최초로 내솥 전체를 가열하는 IH밥솥을 내놔 아시아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파나소닉은 지금도 일본 내 전기밥솥 점유율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엔저(低) 때문에 해외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돌리고 있다. 파나소닉이 반대로 밥솥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육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인구 감소와 노령화, 식습관 변화 탓에 쌀 소비량이 196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쌀 소비가 줄자 전기밥솥 사용도 줄었다”고 했다. 일본전기공업회에 따르면 2021년 전기밥솥 출하량은 5년 사이 13% 감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쌀 소비는 1984년 이후 계속 감소해 2012년 69.8㎏였던 1인당 쌀소비량은 2021년 56.9㎏으로 줄었다. 이는 30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즉석밥이란 강력한 경쟁자도 나타났다. 즉석밥 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의 햇반 연 매출은 재작년에 이미 전기밥솥 점유율 1위인 쿠쿠의 연간 매출을 앞질렀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식료품과 가전제품 매출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회사가 각각 국내 즉석밥과 전기밥솥의 대표 사업자라는 걸 감안하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요즘 신혼부부들은 즉석밥이나 빵, 파스타를 주식으로 삼다 보니 아예 혼수품에 밥솥을 빼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전기밥솥 매출이 위협을 받자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을 가진 쿠쿠는 소형 종합가전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기레인지나 정수기 등 밥솥 이외 제품이 40가지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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