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KT지분 9%대 하락… ‘구현모 연임 반대’ 변수되나
구현모 KT 대표의 CEO 연임에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오는 3월 주총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새로운 변수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먼저 국민 연금의 지분 감소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최근 KT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현재 1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3월 KT 주총 때만 해도 12.57%였지만, 6월 11.23%, 11월 10.35%로 떨어진 뒤 올 초 9.99%까지 하락했다. 그 결과 구 대표가 지난해 지분 맞교환과 사업 협력을 강화해온 KT 2·3대 주주의 지분 합계(13.37%)와 국민연금 간 지분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다. KT의 2대 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7.79%), 3대 주주는 신한은행(5.58%)이다.
업계 관계자는 “2·3대 주주가 지원군 역할을 해준다면 국민연금 반대에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약 57%, 외국인 지분율이 약 40%인 점도 구 대표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구 대표가 2020년 처음 CEO에 취임했을 때보다 KT 주가가 90%가량 상승한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민연금이 현대차(7.64%)와 현대모비스(9.33%)의 2대 주주이자 신한금융지주(8.22%)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 만큼 이들이 KT 주총 때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이 낮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강철 KT 사외 이사가 이사회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한 사실이 지난 5일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이 이사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부터 KT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업계에선 “이 이사가 구 대표의 연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물러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여권(與圈) 일각에선 구 대표와 KT 이사회 구성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기류가 감지돼왔다. 여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지난해 출범했는데도 친노·친문 인사들이 아직 KT 이사회에 있는 상황 아니냐”고 했다. 이강철 이사 외에도 노무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낸 김대유 사외이사 등이 KT 이사회 내 ‘전 정부 인사’로 거론된다.
다만 이강철 이사의 사의 표명이 여권 내 불만을 얼마나 해소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6일 여당 원내대책회의에선 “KT CEO 후보 결정 과정이 ‘밀실 담합’이란 비판을 받는다.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김영식 의원)는 공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통신 업계에선 “KT가 지난 2002년 민영화됐는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 이런 논란이 벌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차라리 KT를 다시 공기업으로 되돌리던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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