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어 최고로 ‘우뚝’ 김영수 “유럽에서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야죠”(인터뷰)
2월 아시안투어·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어 3월 DP 월드투어로 해외 투어 시작
“우상 매킬로이 만나는 것 가장 기대돼”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특급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고, 시즌 2승을 거두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7억9132만원)을 석권한 김영수(34)가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제네시스 대상 자격으로 DP 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 1년 시드를 받은 김영수는 올해부터 유럽 투어 집중할 계획이다.
연말 시상식과 각종 행사 등으로 바쁘게 보낸 김영수는 2월 초부터 일찍 시즌을 시작함에 따라, 2주 전부터 고향인 창원에 내려가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2월 2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이 시즌 첫 대회다. 2월 17일부터 시작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한 뒤에는 다시 뉴질랜드로 날아가 3월 초에 열리는 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에 출전한다. 이후 3월부터 DP 월드투어를 주 무대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수는 “어렸을 때부터 PGA 투어 등 해외 무대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며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혀 보고 싶고 또 DP 월드투어에서 잘하면 좋은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유럽 무대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김영수는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다소 늦은 나이인 중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주니어 시절이었던 2007년 송암배, 익성배, 허정구배 등 주요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어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골프 천재였다. 그러나 2011년 프로 무대에 입성해서는 오히려 바닥권을 맴돌았다. 김민휘(31), 김비오(33) 등 국가대표 동기들과 노승열(32) 등 동료들이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프로 무대에서 승승장구할 때 김영수는 척추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허리 통증을 겪으며 몇 번이고 ‘골프를 포기할까’ 고민했다.
그러나 김영수는 “그런 모습으로 내 골프를 끝내고 싶지 않아서 계속 버텨왔다. 물론 처음에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많이 속상했지만, ‘나는 바닥이다, 다시 시작하자’고 생각하며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돌아봤다.
이런 김영수의 고생을 아는 동료들은 그의 성공에 진심어린 축하를 보냈다. 특히 김영수는 국가대표 동기였던 김비오와 제네시스 대상, 상금왕 경쟁을 펼쳤고 최종전에서 우승한 끝에 개인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는데, 김비오 역시 김영수의 상승세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비오는 최종전을 마치고 김영수의 개인 타이틀 수상이 확정되자 “솔직히 경기 중에는 형을 응원할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 지금은 형을 축하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축하하고 잘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올해부터는 DP 월드투어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더 큰 무대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인 김영수는 DP 월드투어 시드라는 기회를 손에 넣고 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DP 월드투어에서 시드를 유지하고 나아가서는 PGA 투어에 갈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미리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몸으로 부딪쳐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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