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빚 탕감 오해 일으켜 유감” 해명에...대통령실 “대단히 실망스럽다”

저출산고령사회委 부위원장 해촉 가능성도 제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최근 본인의 출산 전제 빚 탕감 구상을 지난 6일 대통령실이 공개 반박한 것에 대해 “오해를 일으켜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취지의 추가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나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정 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라고도 했다. 저출산과 관련한 자신의 뜻을 계속 강조한 것이다.

나 부위원장은 “(출산 시 대출 원금 탕감을)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라면서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측은 이날 오후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취지의 추가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실은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수십조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 정책에 대해 정부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공직자가 할 말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부위원장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해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산하면 (전세자금 대출 등) 이자를 낮춰주는 제도가 있는데 이것보다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아이를 낳으면 (출산가정의) 대출 원금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하루 뒤인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의 개인 의견으로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관련된 정부 정책의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날(8일) 나 전 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이어 대통령실의 추가 입장이 드러나면서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아직 여당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누구에게 있는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들이 밀고 지원하는 후보가 누구인지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께서 조속히 출마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