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마약왕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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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은 암흑가의 전설적 인물로 꼽힌다.
키 165㎝의 아담한 체형 탓에 별명이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다.
그는 정계와 군경에 뇌물을 뿌리고 지역사회의 비호까지 받아 마약 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몸집을 키웠다.
그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의 범죄 행각도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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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약 밀반입을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1.3㎞가 넘는 땅굴을 파는가 하면 잠수함·항공기까지 이용하는 기발한 수법을 동원했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 내 마약의 65%를 장악하며 세계 최대 마약제국을 건설했다. 이뿐 아니라 2001년, 2015년 두 차례나 탈옥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결국 2016년 다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미국에서 수감 중이다.
그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의 범죄 행각도 못지않다. 오비디오는 아버지를 대신해 다른 형제와 함께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며 온갖 범죄를 일삼았다. 특히 기존 마약보다 더한 ‘죽음의 마약’ 펜타닐 제조·유통에 주력해 큰돈을 번 것으로 전해진다. 펜타닐은 고통이 심한 암 환자 등에 쓰이는데 중독성이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하고 치명적이다. 2021년 미국에서 10만7622명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는데 그중 3분의 2가 펜타닐 중독이다. 지난 5일 멕시코 군경이 오비디오를 급습해 체포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29명이 숨졌다.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한국은 2016년 ‘10만명당 마약류 사범 20명 이하’가 잣대인 마약청정국 지위에서 탈락했다. 마약사범은 10년 전 6000명대에서 해마다 늘어 연간 1만6000∼1만8000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10∼20대 마약사범이 급격히 늘어나고, 10대의 경우 다크웹·텔레그램 등을 통한 펜타닐 등 마약 거래가 심각하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 마약은 나라를 좀먹는 망국병이다. 비상한 대응에 나설 때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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