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처럼 과열된 변호사 단체장 선거...협회장이 뭐길래
[앵커]
전국 변호사 3만 명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와 각 지역 변호사단체의 새 대표를 뽑기 위한 선거 운동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 사이에서 폭로전과 법정 싸움까지 일어나는 등 선거가 과열되면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명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플랫폼 기업이 최근 모바일로 실시한 여론조사입니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3명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는지 묻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 후보가 변호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여론조사는 협회 선관위만 가능하다는 규칙을 어겼고, 투표권을 가졌는지도 따로 확인하지 않아 여론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해당 후보는 이 기업을 고발했고, 선관위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원, 검찰과 함께 법조의 세 축, 이른바 '법조 삼륜'을 이루는 조직으로, 변호사 등록 허가와 취소,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설립 인가는 물론, 변호사 징계와 감독 권한도 갖습니다.
특히 대법관과 검찰총장, 공수처장, 양형위원회 등 법조계 주요 인사들의 추천권도 갖고 있고, 협회장은 각종 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석합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올해 선거는 후보들 사이에 소송전까지 잇따르는 등 연일 과열되는 양상입니다.
한 후보는 현 집행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공보물에 담았다는 이유로 협회와 법정 다툼까지 벌였고, 또 다른 후보 측은 다른 후보가 2년 전 자신의 손목을 비틀었다며 폭행 의혹을 제기해 맞고소전까지 벌어진 상탭니다.
서울 지역 변호사들의 모임인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소속 변호사들이 현 회장이 지인 채용 과정에 특혜를 제공했고, 운전기사에 대해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특별감사를 촉구한 겁니다.
이에 대해 서울변회 측은 과거 철저한 감사를 받았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고, 선거를 비방전으로 만들려는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익을 수호하는 변호사 단체의 선거가 정책 대결 대신 서로에 대한 비난에만 열을 올리면서, 정치권의 구태를 똑같이 되풀이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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