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인지행동치료로 극복 가능”
“수면은 신체와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이에요. 수면장애가 생기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정기복이 심해져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면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방영롱 울산대 교수(39·사진)의 말이다. 그는 최근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중에서 최초로 유럽수면학회(ESRS)의 수면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지금까지 국내 의사들 중에서는 이비인후과 교수들이 이 자격을 취득했다.
유럽수면학회 전문의 자격시험은 미국수면학회(AASM)·세계수면학회(WASM)와 더불어 세계 3대 수면의학 인증시험으로 2012년부터 시행됐다. 유럽수면학회는 불면증·코골이·무호흡증을 포함한 여러 수면질환 및 각종 수면장애 관련 검사와 판독 능력 등 수면의학 기초와 임상 분야에 대한 지식을 평가해 전문의 자격을 부여한다.
그는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하지불안증후군’을 비롯해 일정 시간에 잠들지 못하거나 낮 시간대 졸려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생체리듬이 깨지는 ‘일주기 리듬장애’ 등이 대표적인 수면장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방 교수는 레지던트 과정을 끝내고 2015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펠로(전임의) 과정을 밟을 때부터 수면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잠을 자면서 자꾸 악몽을 꾸거나 이상행동을 하거나 낮 시간 동안 과다졸음증에 시달리는 등 수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그의 전문 분야이다.
방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지만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판독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잠을 자는 동안 뇌파를 비롯해 눈·근육의 움직임과 호홉 여부 등 몸 전체의 이상징후를 분석해 수면장애 원인을 찾는 것이다. 그는 검사 후 수면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현대인들이 팍팍한 삶을 살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례가 많고, 10년 이상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면서 “약물의존도가 높다면 수면장애가 만성화하고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수면장애 원인을 찾고, 환자 스스로 변화 의지를 다지면서 자신의 생체리듬을 활용해 수면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오랜 시간 누운 상태로 무조건 잠을 자야 한다고 집착하거나, 잠잘 시간에 시계를 자꾸 들여다보거나 낮 시간에 밤에 잠잘 것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밤에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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