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자 2명 또 처형
고문에 마지막 면회까지 박탈
이란 당국이 7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남성 2명을 추가 처형하면서 시위 참가자 중 처형된 이들이 4명으로 늘어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하마드 메흐디 카라미(22)와 세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39)를 교수형에 처했다고 밝혔다.
카라미는 이란의 가라테 전국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이며, 호세이니는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스포츠를 가르쳐주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3일 테헤란 서부 카라지에서 열린 시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준군사조직인 바시즈 민병대원을 살해해 ‘지구상에 부패를 퍼뜨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이날 아침 처형됐다.
앞서 이란 사법 당국은 반정부 시위 도중 보안군을 죽인 남성 두 명을 지난달 8일과 12일 각각 처형한 바 있다. 이번 형 집행은 지난달 12일과는 달리 공개 진행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소강상태에 접어든 반정부 시위를 굳이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비공개로 형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사형 집행 소식이 공개된 뒤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당국이 사형수들이 변호사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고, 이들을 고문해 받아낸 거짓 자백에 기반해 형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카라미의 변호사인 무함마드 호세인 아가시는 카라미가 사형 직전 마지막으로 면회할 권리마저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트위터에 “강요에 의한 자백에 기초한 불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며 “모든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경찰전략연구센터를 이끌어 온 아흐마드레자 라단을 새 경찰청장에 임명했다고 이란 국영통신 ISNA 등은 보도했다. 라단 신임 청장은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며 각종 시위를 강경 진압해 악명 높다.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08명이 시위 참가 도중 목숨을 잃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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