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이었던 ‘성탄 휴전’
푸틴 “36시간 휴전” 거짓 입증
정교회의 성탄절(1월7일)을 기념하겠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건 ‘성탄 휴전’ 제안은 그저 말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러시아의 포격이 변함없이 이어졌으며, 양국에서 진행된 예배들은 전쟁으로 드러난 정교회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전황보고에서 “러시아군이 소위 휴전 체제를 발표했음에도 탱크와 포병 전력으로 우리 군을 계속 포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을 기념하겠다며 전날 36시간 동안의 휴전을 선언했는데, 실제로는 공격을 계속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치열한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 바흐무트 인근에 있는 15개 이상의 마을이 러시아군의 포격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헤르손과 자포리자 인근 다수 마을에서도 포격에 따른 화재 피해가 보고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해 대응 사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날 적의 집결지와 탄약고, 대공미사일시스템이 있는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휴전을 준수했는데 우크라이나 측이 인구 밀집 지역과 러시아군 진지에 대한 포격을 계속했다”며 “이를 대응 사격으로 제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선 성탄기념 예배들이 치러졌지만 전쟁에 따른 정교회의 균열과 변화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크라이나에선 그간 모스크바 총대주교구 산하의 정교회와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활동해왔는데, 러시아계 정교회가 가졌던 주도권이 전쟁 이후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수도 키이우의 동굴 수도원(페체르스크 라브라 수도원)에서 성탄예배를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어로 진행된 예배였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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