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 투표 끝 美하원의장 된 매카시 “중국에 뺏긴 일자리 탈환”
미국 공화당의 하원 원내대표였던 케빈 매카시가 15차에 걸친 투표 끝에 7일(현지 시각) 제118대 미국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10차 이상 이뤄진 것은 1859년 이후 164년 만의 일이다. ‘프리덤 코커스’를 주축으로 한 당내 강경 우파 약 20명의 반대로 줄곧 의장 당선에 필요한 과반 표를 얻지 못했던 그는 반대파와의 협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의장이 선출되면서 의원들의 취임선서를 비롯해 정지돼 있던 의회 공식 업무도 재개됐다.
1~11차 투표에서 200~203표를 얻었던 매카시는 12차 투표에서 213표를 얻으며 처음으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212표)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14~15차 투표에서 216표를 확보한 매카시는 15차 투표에서 반대파 6명이 다른 의장 후보 이름을 말하는 대신 “재석(present)”이라고 투표하면서 의장에 당선됐다. 미 하원 규정에 따르면, 특정 후보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당선 여부를 가르는 최종 집계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 원래 총 434석(공석 1석)의 하원의원 중 과반(218표)을 얻어야 하원의장이 되지만, 6명이 빠지면서 총 428명 중 과반(215표)만 얻어도 의장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7일 새벽 1시쯤 우여곡절 끝에 의장석에 선 매카시는 “이번 주에 한 가지만큼은 분명해졌기를 바란다”며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민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에 대한 헌신을 계속하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연설에서 그는 “우리는 빚(debt) 문제와 중국 공산당의 부상이란 미국의 오래된 과제를 다룰 것”이라며 “의회는 이 문제들에 있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 공산당에 대해 우리는 중국으로 간 수십만의 일자리를 어떻게 되찾아올지 조사하는 초당파적인 중국특별위원회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 경제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낙태, 중국, 큰 정부 등의 문제에서 공화당이 몸을 풀 준비가 됐다”며 이와 관련된 보수적 법안들이 줄이어 발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의 의장 선출을 축하하는 성명에서 “나는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고 유권자들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도 나와 협력할 준비가 돼있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카시는 강경파의 여러 요구를 막판에 수용하면서 의장이 됐기에 앞으로 하원에서 법안 처리 등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란파의 핵심인 앤디 빅스, 맷 게이츠 의원 등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함으로써 의장이 될 수 있었다. 매카시는 “아무도 그(트럼프)의 영향력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함으로써 그에게 빚을 졌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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