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영역 넓힌' CES 2023 폐막…초연결·모빌리티·메타버스 '무한확장'

노우리 기자 2023. 1. 8. 20: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ES 주도 삼성·LG 등 'K테크'…초연결 화두 던졌다
구글·아마존·MS 등 빅테크 모빌리티 업종 벽 허물어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이 관램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노우리 기자 = “이제 CES는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쇼라고 봐야할 것 같다.”

8일(이하 현지시간)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에서 만난 국내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1967년 가전 전시회라는 정체성을 갖고 탄생한 CES는 최근 단순 가전제품을 넘어 인공지능(AI),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올해 CES에서는 이러한 첨단 기술을 인간의 삶에 어떻게 접목하는지까지 논의의 영역이 확장됐다는 평가다.

CES에 참가한 기업들의 시도도 부쩍 과감해졌다. 경계 파괴와 이종 산업·기술 간 융합·확장을 포함하는 '초연결'이 화두로 떠올랐고, 인간 영역 확장의 핵심기술인 모빌리티와 메타버스 기술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초연결' 화두 삼은 韓 기업들…종횡무진 활약

CTA에 따르면 CES 2023에는 173개국 30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최대 규모다. 관람객은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SK, HD현대, 현대모비스 등 550개사가 CES 전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일제히 전시관을 마련한 미국(1500개)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로 많다.

CES 2023에서 기업들은 일제히 ‘초연결’에 주목했다. 특히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이 초연결을 비롯해 올해 관심이 집중된 분야에서 각종 신제품과 서비스를 뽐내며 해외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미디어파사드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6/뉴스1

삼성전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참가업체중 가장 넓은 전시관(3368㎡·1019평)을 열었지만 전시 풍경은 예년과 달랐다. TV와 가전 신제품은 자취를 감추고 지속가능(Sustainability)과 초연결의 핵심 스마트싱스(SmartThings)가 부스를 가득 채웠다.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기기들이 알아서 연결돼 작동하는 '캄 테크 기반 쉬운 연결(Calm onboarding)' 기술도 처음 선보였다. 전시 첫날인 5일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이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이 기술을 보고 "정말 흥미롭다.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다변화된 고객의 취향과 초연결 라이프스타일을 폭넓게 고려해 ‘고객의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의미인 브랜드 슬로건 Life’s Good을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했다.

특히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붙여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 별들의 궤적을 담은 밤하늘, 사하라 사막 등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표현한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은 전시 내내 화제였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와 올레드 색감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 LG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여 장을 이어 붙여 만든 초대형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3.1.6/뉴스1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UAM·SMR(소형모듈원전) 등 40여개 친환경 기술을 내세우며 넷제로(탄소중립) 흐름을 주도했다.

HD현대그룹은 지구 자원의 보고이자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인 바다를 대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접근 방식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과감한 영역파괴와 융합…존 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 니콘의 산업용 로봇팔, 로레알의 메이크업 로봇

글로벌 기업들도 과감한 경계 파괴와 융합에 나섰다.

CES 최초로 기조연설에 나선 미국 농기계 제조업체 '존디어'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는 농촌 노동력이 감소하며 직면한 위기를 타개할 '식량 안보책'으로 농업 무인화 기술을 강조했다. 논밭에 스스로 비료를 뿌리는 존디어의 로봇 기반 비료살포기 ‘이그잭트샷’(ExactShot)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일본 카메라 업체 니콘은 사람의 시력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초소형 부품을 빠르게 식별해 처리하는 산업용 로봇팔을 선보였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손과 팔에 장애나 한계가 있는 사람들이 립스틱 같은 화장품을 안정적으로 바를 수 있게 돕는 세계 최초 휴대용 메이크업 로봇을 공개했다.

물론 기존 CES를 주 무대처럼 휘저었던 TV나 가전제품 같은 주력 상품들의 혁신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CES 전시장 대신 인근 호텔에 '삼성 퍼스트 룩 2023(Samsung First Look 2023)'과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Bespoke Private Showcase)'를 마련해 1억원대 최고급 TV인 '마이크로LED TV' 신제품을 공개했고, LG전자는 선 없이 4K·120Hz 고화질 영상의 무선 전송이 가능한 97형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공개해 찬사를 받았다.

인간의 영역 넓힌다…'모빌리티'·'메타버스' 무한확장

기술 면에서는 단연 모빌리티와 메타버스가 이번 CES의 화두였다. 모빌리티는 물리적인 이동을 통해,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현실을 이어준다는 점에서 인간 영역 확장의 핵심기술이다.

CES 2023에서 모빌리티 전시관인 LVCC 웨스트홀은 예년에 비해 25% 넓어졌고, 300여개 넘는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명은 이제 다소 식상할 정도로 이미 가전 전시회를 넘어 모빌리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구글 야외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3.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현대차와 기아, 일본 도요타와 혼다 등 완성차업체들의 대거 불참은 구글·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이 채웠다.

구글은 외부 공터에 전용 부스를 마련해 자사 모빌리티 OS '안드로이드 오토'를 체험할 수 있게 꾸몄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차량 소프트웨어(SW)를 선보였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소니는 혼다와 합작해 만든 첫 전기차 '아필라'(Afeela)를 공개했다.

국내 기업들은 특히 자동차 전장(전기 및 전자 장비) 측면에서 약진했다. 현대모비스는 신개념 PBV(목적기반차량) 콘셉트 모델인 엠비전 TO와 HI를 처음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과 함께 만든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케어’ 등을 선보였다. 매년 비공개 부스만 운영하던 LG이노텍은 올해 처음으로 공개 부스를 열고 카메라 모듈, 레이더 등 다양한 전장부품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마련된 롯데정보통신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칼리버스 메타버스 쇼핑체험존을 체험하고 있다. 2023.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시각 넘어 이제 촉감·후각도…한층 진화한 메타버스

메타버스도 CES 전시의 주요 토픽으로 떠올랐다. CES 2023은 아예 센트럴홀 일부를 '게이밍/메타버스/XR 존'으로 꾸렸다. 앞서 메타버스는 올해 CTA가 선정한 핵심 키워드 목록에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올해 CES에 등장한 메타버스 기업은 단순 시각효과만을 담은 헤드셋을 넘어 촉각, 후각 등 오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했다.

미국 스타트업 OVR테크놀로지는 수천 가지 냄새를 만들어내는 헤드셋 '아이온2', '아이온3'를 공개했다. 캠핑장, 해안가 등 다양한 장소에 맞춘 VR 화면을 보면서 특정 행동을 하면 거기에 적합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 비햅틱스는 진동을 활용해 촉감을 전달하는 장갑과 조끼 제품인 ‘택트 수트·글러브’를 공개했다. 이 제품을 착용하고 게임을 하면 상대를 때리거나 혹은 반대로 맞을 때 이를 느낄 수 있어 한층 더 실감나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we122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