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외관 색 바뀌고 옆으로 가는 車…실내는 이보다 ‘상상 초월’ [CES 2023 리포트]
BMW 32가지 외관색·푸조 800㎞ 전기차 선봬
현대모비스 의자 돌아가고 유리창으로 영화감상
터치 없이 제스처만으로 각종 공조 버튼 조작도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지윤 기자]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3’은 ‘모빌리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차량이 표정을 짓는가 하면, 외관 색상이 자유자재로 바뀌었다. 800㎞를 달리는 전기차, 게처럼 옆으로 이동하는 차까지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차량 실내는 이보다 더 상상 초월이다. 의자가 돌아가는가 하면, 유리창 전체를 창문으로 쓰기도 한다. 직접 버튼을 만지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손가락 제스처만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 열리며 차 안에서 콘솔게임을 즐기는 일도 머지않았다.
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CES 2023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모빌리티였다. 올해 CES에서 자동차 관련부스는 300여곳에 달했다. 전체 전시관 규모도 지난해보다 25% 더 넓어졌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보다 똑똑해진 콘셉트카를 대거 전시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BMW다. BMW는 미래 중형세단 ‘i 비전 디(Dee)’를 내놨다. ‘디’는 ‘디지털 이모셔널 익스피리언스’를 의미한다. 운전자와 차량 간 관계를 한층 더 가깝게 만들겠다는 BMW의 목표의식이 담겼다.
디 모델은 음성 언어로 운전자와 대화할 수 있고 전조등 등을 이용해 기쁨, 놀람 등의 표정도 짓는다. 차량 외관 색상도 32가지로 바꿀 수 있다. 차량 전체에 ‘E-잉크’를 입혀 전기신호를 흘려보내는 방식을 적용했다.
푸조는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한 ‘푸조 인셉션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모델은 2030년 최고의 전기차 브랜드가 되겠다는 회사의 포부를 구체화한 모델이다.
푸조 특유의 고양이를 닮은 외관이 일정 부분 유지된 가운데 전면과 후면 모서리에 날카로운 포인트를 줬다. 특히 전면부터 루프, 후면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유리 표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어는 사람과 소통하는 창구다. 도어에는 플래시 스크린의 테크바가 적용돼 환영메시지와 배터리 충전 수준 등을 표시해 준다. 100kWh 배터리를 갖춰 한 번 충전으로 최장 800㎞를 이동할 수 있다.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베트남 빈패스트는 올해 CES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VF6, VF7, VF8, VF9까지 총 4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였다. 튀르키예 전기차 스타트업 토그(Togg)도 올해 CES에 첫 등장해 전기 패스트백 콘셉트카 ‘트렌지션 콘셉트 스마트 디바이스’를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e-코너 모듈을 적용해 바퀴 4개를 각각 독립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엠비전 TO’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 차는 게처럼 옆으로도 이동할 수 있고, 일부 바퀴를 컴퍼스처럼 활용해 원을 그리며 회전도 가능하다. 좁은 도심지 주행이나 화물 운송에 제격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차량 실내에도 대거 적용됐다. 현대모비스의 ‘엠비전 HI’는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 목적에 맞게 개발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다. 실내 4개 좌석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감상이나 인터넷쇼핑을 할 수 있다. 엠비전 HI에는 시선을 컴퓨터 마우스처럼 활용하는 원거리 조작기술이 적용됐다.
소니는 혼다와 함께 만든 전기콘셉트카 ‘아필라’를 공개했다.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혼다의 차량기술력에 소니의 가전·카메라·게임기기술력을 더했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2025년 상반기부터 아필라 예약판매를 받고, 2026년 봄 북미 시장에 이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필라에는 소니의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5’를 탑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자율주행기술력의 한계와 각종 규제로 운전 중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제한돼 있으나 소니는 향후 수년 내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다 편리한 미래차를 위한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브이터치(VTOUCH)는 비착용·비접촉 상태로 원거리에서 터치 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별도의 터치 없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거나 지시한 뒤 살짝 당기면 각종 버튼을 조작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원을 그리면 음량이 올라가기도 한다.
상단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의 손가락 제스처를 인식한다. 브이터치는 기아·현대모비스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김석중 VTOUCH 공동 대표는 “제스처만으로 차량 조작이 가능해 운전 중 집중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요타보쇼쿠는 자율주행 시대에 걸맞은 실내디자인을 공개했다. ‘MX221’은 레벨 4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차량을 위한 실내디자인으로 레이아웃 및 내부 모듈을 바꿀 수 있다. 특히 CES에서 휠체어를 탄 승객이 이 차량을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차량 시트가 휠체어처럼 떼어지고, 승객은 낮은 경사면을 올라 차 내에 휠체어 시트를 고정하면 된다. 현장 부스 관계자는 “아직 콘셉트 단계지만 탑승자의 니즈와 사용 시나리오를 쉽게 충족할 수 있는 만큼 자율주행 시대에 꼭 필요한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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