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CES에 나와?… 미래 찾아 새 영역 도전하는 기업들
올해 두번째로 CES에 참전한 HD현대(옛 현대중공업)는 그룹 창립 이후 50년간 줄곧 조선·해양을 주력 사업으로 키워온 회사다. HD현대는 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 등 인류의 당면한 과제를 바다에 대한 관점·활용방식의 대전환(오션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돌파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제시했다. 무인화 기술을 기본 탑재하고, 각종 디지털 솔루션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인 차세대 선박 모형도 HD현대의 전시관에서 구경할 수 있다. HD현대 자회사인 아비커스가 내놓은 뉴보트(Neuboat)는 자율주항을 통해 여유롭게 항해를 즐기는 것은 기본이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노을이 잘 보이는 곳이나 물고기가 많은 낚시 포인트를 찾아 이동해는 기술 등이 담겼다.
미국 보트 제조사 나비에르는 선박 하부에 물밑에서 양력을 발생시켜주는 날개(수중익)이 달린 전기 수중익선을 공개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에 이르면 선체를 물 위로 띄워 저항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전기 모델은 기존 가스 모델보다 효율이 10배가량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농기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존디어는 CES에서 36m에 달하는 살포용 날개를 갖춘 대형 트랙터를 전시했다. 각종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스스로 씨앗 등의 위치를 식별하고 제초제나 비료 등을 살포할 수 있다.
SK그룹의 8개 계열사는 올해 CES 전시관 전체를 탄소저감 기술을 선보이는 장으로 꾸몄다. 그 중에서도 석유화학 분야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들과 함께 개발한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했다. 올해 CES 최고 혁신상을 받은 SK온의 SF배터리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플렉시블 커버 윈도우,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석유화학공정 원료에 재투입하는 SK지오센트릭의 기술 등이다. 건설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을 탈바꿈한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폐기물 처리 과정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 ‘웨이블’을 전시했다.
롯데케미칼도 그간 영유해온 석유화학 사업 대신 친환경 기술을 소개했다. 화학업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과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액을 활용해 불이 날 위험성을 원천 차단한 바나듐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VIB ESS) 등을 내놨다.
금융권도 최근 디지털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CES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앞세워 CES에 참가했는데, 국내 은행이 단독으로 전시관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시나몬은 금융 영역이 연결된 가상공간으로, 은행 시스템과 직접 연계해 대출, 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전자 분야에서도 기존 가전제품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은 자동차를 보여주기 위해 야외에 별도의 전시관을 꾸몄다.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음성으로 차를 제어하거나 휴대전화로 차키를 대신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일본의 소니는 혼다와 합작해 만든 첫번째 양산 전기차 ‘아필라(AFEELA)’를 공개했다. 차량 외부에는 각종 카메라를 비롯한 45개의 센서로 자율주행 능력을 강화했고, 내부에는 ‘미디어 바’라는 넓은 디스플레이를 전면에 배치했다.
독일의 전기·전자기업 지멘스는 해양과 우주 등을 겨냥한 다양한 기술을 공개했다. 바다에 수중온실을 설치해 기후변화와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과 우주 환경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우주 발사체를 구현하는 기술 등이다.
라스베이거스=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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