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살릴수 밖에 없는 이유…"건설사 연쇄 도산 막자"

김아름 2023. 1. 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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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9일 사업비 7231억 차환 만기
계약률 70% 넘어야 막을 수 있어
올림픽파크포레온 한숨 돌렸지만
건설사 자금경색 '현재진행형'

[이데일리 김아름 이윤화 기자]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살리기.’

지난 3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놓고 시장에서는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발표한 규제완화책으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이달 17일까지 정당계약기간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계약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했다. 19일 만기예정인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의 차환(리파이낸싱)을 위해 계약금을 받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시공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기존 사업비 7231억원을 조달했다. KB증권은 5423억원 규모의 건설사(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건설) 사채 발행을 주관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800억원 규모의 HDC현대산업개발 자금 조달을 맡았다. 금리는 최대 연 12% 안팎으로 기존 발행 금리(3.55~4.47%)보다 크게 높았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PF ABCP를 상환할 기준 계약률은 최소 70% 수준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번 정부의 규제완화 발표로 올림픽파크 포레온 현장 인근에는 이동식중개업소인 ‘떴다방’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성황에 계약률 70%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규제완화 정책발표가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냐고 할 정도다.

실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규제완화 이유에 대해 “최근에 중시했던 것은 미분양, 그리고 특히 선호 입지였던 곳에서의 미분양이었다”고 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건설사의 자금경색은 현재진행형이다. 돈이 돌지 않아 올해 도미노식 연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실제 부동산 경기침체가 단기간 내 회복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여전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제반 거시경제 여건이 저하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저조한 분양 경기가 당분간 지속하겠다”며 “미분양 지역의 확산으로 건설사 분양위험은 증가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분양 경기 저하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미분양이 확대돼 사업장이 부실해지면 공사비와 사업비 회수 불확실성도 늘어난다”며 “또 건자재 가격과 인건비의 상승, 물류 공급 차질 등 수익구조가 악화하거나 공사 기간이 지연될 리스크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표들 역시 악화 추세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건이었던 전국 건설업체 부도건수는 지난해 연 5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충남지역 종합건설업체 6위 우석건설이 부도 처리된 데 이어 경남지역 도급순위 18위인 동원건설산업이 총 2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중소·중견 건설사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측은 주택건설경기 악화로 자금력이 약한 중소건설사들이 연쇄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관리본부 부장은 “지방 건설사는 미분양도 늘고 준공 후에 입주를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 다 지어놓고도 현금화가 안 되니까 공사 대금도 지급하지 못해 사업주체뿐만 아니라 시공사, 하도급사, 자재 업체까지 동반적으로 자금난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구나 울산 등도 이미 작년부터 적정 입주물량을 넘어섰지만 올해는 그보다 두 배 많은 물량이 대기 중이라 자금난이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 업계에서 ‘악성 재고’로 보고 있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 현황 보고 자료를 토대로 매월 작성하는 ‘공사완료 후 미분양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110가구로 집계됐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환매조건부 주택 매입’ 등 즉각적인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들로 지원 강도를 높여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자 건설 중인 미분양 주택을 현행 공공매입 가격 수준으로 매입한 뒤 준공 이후 사업 주체에 환매한 적 있는데 이 방법을 재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지 여건이 좋은 도시 지역 미분양 물건을 매입해 공공임대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단 입장이다.

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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