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 동력 훼손될라… 당권 집안싸움 ‘사전정리’ 분위기
羅 “출산시 대출탕감” 발언 대해
대통령실 이례적 공개 반박하자
羅 “돈 없이 저출산 극복없다” 밝혀
해촉 검토 등 내부서 비토 목소리
尹, 김기현에 장남 결혼 축하 전화
나경원 출마 땐 ‘친윤분산’ 효과
비윤 유승민 당권도전에도 영향
안철수 9일 공식출마 선언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도전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은 전대가 자칫 집안싸움으로 번져 최근 확보한 개혁 동력을 떨어뜨리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조사 등에 쏠린 여론의 관심이 분산될 것을 우려하며 ‘전대 흥행’보다는 조용하게 사전 정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나 부위원장이 이번주 내 당권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나 부위원장의 언행은 수십조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적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공직자로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며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처사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이 △취임 이후 저출산위 회의를 제대로 열지 않은 점 △대통령실과 조율하지 않은 정책에 대해 계속 개인 의견을 굽히지 않는 점 등을 언급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나 부위원장에 대해 불신임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인이 생각하는 정책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의 해촉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여권에서 나 위원장에 대한 비토 정서가 커지는 것과 달리 김기현에게 ‘윤심’은 더 바짝 다가서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은 김 의원과 두 차례 ‘관저 만찬’을 한 데 이어 지난 7일엔 가족과 친지만 초청한 채 조용히 치른 김 의원 장남 결혼식과 관련해 뒤늦게 보도를 확인하고 직접 축하전화를 건 사실이 공개됐다. 통화 취지는 ‘경사를 왜 알리지 않으셨나. 축하드린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 의원에게 윤심이 확연하게 쏠리는 듯한 최근 분위기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지지율이 오르고 개혁 동력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자칫 당권 주자 간 경쟁이 집안싸움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윤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여당 전대보다는 민주당 이 대표 수사 정국이 더 부각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기류와도 맞닿아 있다.
이현미·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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